금값 회복세에 개인 투자자 다시 몰리며 골드뱅킹 증가세 전환
국제 금값이 7월 저점에서 빠르게 회복하자 국내 개인투자자 자금이 금으로 재유입되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이 7개월 만에 전월 대비 증가로 돌아섰고, KRX금시장에서도 개인이 순매수세로 전환했다. 13년 만에 금 매입 재개 방침을 밝힌 한국은행의 행보도 심리를 자극한 요인으로 거론된다.
금융권 집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13일 기준 1조8054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895억원 늘었다. 골드뱅킹 잔액이 월간 기준으로 증가세를 기록한 것은 올해 1월 이후 처음이다. 연초 사상 최고가 근처까지 올랐던 금값이 조정을 받자 차익 실현이 우세했지만, 최근 반등 국면에서 다시 매수 대기 자금이 움직인 모습이다.
골드뱅킹은 원화를 맡기면 국제 시세와 환율을 반영해 g 단위로 금을 적립하는 방식이다. 실물을 보관하지 않아도 되고 소액으로 거래가 가능해 개인 수요가 몰리지만, 예금자보호 대상은 아니며 매매차익에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투자자는 상품별 수수료·세제 차이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장내 거래가 가능한 KRX금시장에서도 개인의 매수가 두드러졌다. 이달 들어 개인은 약 1330억원 규모를 순매수하며 5월 이후 이어진 순매도 흐름을 끊었다. 해당 시장은 1g 단위 거래가 가능하고, 장내 매매 단계에서는 부가가치세가 붙지 않는다. 다만 실물로 인출할 경우 부가가치세와 관련 비용이 발생한다. 장내 매매차익에는 별도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 점도 개인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가격 흐름이 직접적인 배경으로 꼽힌다. 올해 1월 트로이온스당 5500달러를 넘어서며 정점을 찍었던 금값은 7월 중순 4000달러 안팎까지 밀렸다가 8월 들어 4400달러대를 회복했다. 12일 금 선물은 4467달러를 웃돌았고, 18일에도 44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며 7월 저점 대비 두 자릿수에 가까운 반등 폭을 유지했다.
중동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 미국 통화정책 전망 변화도 금 가격을 떠받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금리는 물론 달러 흐름에 민감한 자산 특성상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지면 수요가 유입되기 쉽다. 로이터는 8월 들어 금값이 약 9% 반등했고 기관투자자와 중앙은행의 수요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행의 정책 변화는 상징성이 크다. 한은은 이달 3일 한국거래소·한국예탁결제원과 협력해 국내에서 생산돼 수출될 금을 직접 매입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실물 금 매입은 2013년 이후 13년 만이다. 올해 2분기에는 금을 기초자산으로 한 ETF도 소규모로 매입했다. 현재 금 보유량은 104.4t으로 2013년 이후 변함없지만, 중장기적으로 보유 비중 확대 가능성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은행권의 상품 경쟁도 빨라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골드바 판매 마진을 낮추고, 신한·우리은행은 실물 금 상품의 중량을 세분화해 선택지를 넓혔다. 하나은행은 모바일로 실물 금을 선물하는 서비스를 준비하는 등 접근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다만 단기 반등이 곧바로 추세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올해 들어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미국 금리와 달러, 지정학 이슈에 따라 하루 변동 폭도 커졌다. 실제로 18일 국제 금 선물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 영향으로 약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최근의 개인 매수세를 고점 추격이라기보다 ‘조정 이후 재진입’ 성격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아울러 골드뱅킹, KRX금시장, 금 ETF, 실물 골드바는 세금·수수료·보관 방식이 달라 투자 목적과 기간에 맞춘 선택이 필요하다.
금값 회복과 함께 개인 자금이 돌아오며 국내 금 투자 시장의 온기가 살아나고 있다. 연초 기록한 사상 최고치 재도달 여부는 향후 미국 금리 경로, 지정학적 위험, 글로벌 중앙은행의 매입 추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