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

K-푸드 브랜드, 글로벌 시장서 내수 침체 속 성장 전략 빛나다

한국 식품이 단순한 ‘수출 품목’이 아니라 일상적 문화경험으로 확장되면서, 대형 식품사의 전략 축이 내수에서 해외 현지 시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상반기 수치가 보여주는 것은 물류·원가 압박 국면에서도 해외에서의 브랜드 인지와 가격 결정력이 확보된 기업이 실적을 견인한다는 점이다. 정부 차원의 K-푸드 수출 정책과 시장 다변화 흐름이 맞물리며, ‘맛’과 ‘포장’을 넘어 현지 일상에 스며드는 식문화 콘텐츠로서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삼양식품은 올해 2분기 연결 매출 7703억원, 영업이익 17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3%, 46.7% 증가했다. 해외 매출이 6458억원으로 처음 분기 6000억원을 넘기며 성장의 대부분을 만들었다. 지역별로는 미주 54%, 중국 44% 증가가 확인됐다. 해외 비중 확대가 ‘매운맛’과 같은 명확한 제품 정체성, 유통망·마케팅 결합의 결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농심도 해외 확대 효과가 뚜렷했다. 상반기 연결 매출 1조8901억원, 영업이익 1267억원으로 각각 7.3%, 31.7% 늘었고, 2분기만 보면 매출 9561억원, 영업이익 593억원으로 10.2%, 47.5% 증가했다. 라면은 K-푸드 수출을 대표하는 카테고리로, 지난해 한국 라면 수출액은 15억2140만달러(전년 대비 21.9% 증가)로 단일 품목 최초 15억달러를 넘어섰다. 올해도 4월까지 6억1660만달러로 28.9% 증가세가 이어졌다. 같은 기간 과자류 7.7%, 음료 6.5%, 쌀가공식품 11.7% 성장도 기록됐다.

오리온은 해외법인이 국내 둔화를 상쇄했다. 상반기 연결 매출 1조8239억원(15.5% 증가), 영업이익 2980억원(17.9% 증가)을 기록했고, 2분기에도 매출 15.0%, 영업이익 9.2% 성장했다. 국내 법인 영업이익이 5.4% 줄었으나 중국 33.7%, 베트남 15.2%, 러시아 62.2% 증가가 전체 수익성을 지탱했다. 롯데웰푸드는 2분기 영업이익 647억원으로 89% 급증했고, 해외법인 매출 3112억원(28% 증가), 영업이익 296억원(133% 증가)로 인도·카자흐스탄 등에서 확장세를 보였다.

기업별 성적은 상반기 수출 통계와 궤를 같이한다. 상반기 K-푸드 플러스 수출액은 70억4510만달러로 4.1% 증가하며 역대 상반기 최고치를 경신했고, 이 중 농식품 수출은 53억8190만달러로 5.0% 늘었다. 지역별로 중동 25.2%, 중남미 19.5%, 유럽 17.9%, 북미 11.0%, 중화권 9.5% 증가하며 시장 다변화가 진행됐다. 지난해 농식품 수출은 104억1000만달러로 처음 100억달러를 돌파했고, 라면·소스류·아이스크림·포도·딸기 등 12개 품목이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정부는 올해 K-푸드 플러스 수출 목표를 150억달러로 제시하고 중동·아프리카 개척, 할랄·코셔·비건 분야 확대, 720억원 규모의 수출바우처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해외 매출 확대=이익 개선’으로 단순 환원되지는 않는다. 원재료·에너지·물류비 부담이 여전한 가운데, 브랜드 파워와 제품 믹스, 가격 결정력이 수익성의 분기점을 만든다. 같은 분기 롯데칠성음료는 매출이 2.4% 늘었으나 영업이익이 10.4% 감소했고, 글로벌 부문도 매출 3.4% 증가 대비 영업이익 27.0% 감소를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은 2분기 매출 4조1950억원(10.2% 증가), 영업이익 1619억원(18.4% 감소)으로, 해외 식품 판매와 바이오 회복이 외형을 키웠지만 비용 압박이 수익성을 제한했다. 회사는 지난해 해외 식품사업 매출 비중이 처음 절반을 넘겼다고 밝힌 바 있다.

현지 생산기지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현지 생산은 물류비·공급 시간 단축과 시장 반응 속도라는 장점을 제공하지만, 공장 투자·인건비·환율 등 새로운 비용 요인도 동반한다. 하반기에는 중동 등 지정학 변수에 따른 에너지·물류 변동성이 재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관건은 ‘얼마나 빨리 많이 팔 것인가’가 아니라 ‘현지에서 한국 식품을 일상적 선택으로 얼마나 오래 유지시키는가’다.

문화산업의 관점에서 보면, K-푸드는 K-팝·드라마와 달리 유통채널과 마트 진열대라는 생활 인프라를 통해 매일같이 반복 접촉을 만들어낸다. 삼양식품의 해외 비중 확대, 농심의 이익 개선, 오리온·롯데웰푸드 해외법인의 성장세는 한국 식품이 이러한 ‘생활 채널형’ 문화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음 경쟁은 국가 간 수출 규모가 아니라, 각 지역의 식탁 위에서 한국의 맛과 브랜드가 지속 가능한 습관으로 정착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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