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 아이 폭행 혐의 엄마 법원 무죄 선고
자신의 15개월 딸이 또래에게 밀려 넘어지는 장면을 목격한 30대 여성이 가해 아이의 등을 손바닥으로 한 번 때린 사건에서 법원이 1심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행위 자체는 부적절하다고 보면서도, 당시 상황과 타격 부위·횟수·강도 등을 종합할 때 아동의 건강이나 발달을 해칠 위험을 초래한 ‘신체적 학대’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사건은 실내 놀이 공간에서 벌어졌다. 미끄럼틀에 앉아 있던 아이에게 피고인의 딸이 먼저 등을 밀치는 동작이 있었고, 이어 상대 아이가 힘으로 되밀쳐 피고인의 딸이 뒤로 넘어졌다. 이를 본 피고인이 곧바로 다가가 상대 아이의 등을 한 차례 손으로 가격했다는 게 공소사실의 골자다.
검찰은 이 행위가 아동에게 신체적 손상을 주거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학대에 해당한다며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에 대해 피고인 측은 자녀를 보호하려는 일시적 대응이었을 뿐 학대의 의사나 목적이 없었다고 다퉜다.
법원은 아동학대 성립 여부를 가르는 기준을 행위의 맥락과 구체성에서 찾았다. 먼저 피고인이 자신보다 체격과 힘이 센 또래에게 강하게 밀려 넘어간 영아를 즉시 목격했고, 그 직후 한 차례 행동에 나섰다는 점을 고려했다. 또 맞은 부위가 비교적 위험도가 높은 얼굴이나 머리가 아닌 등이었고, 횟수도 한 번에 그쳤다는 사실을 중요하게 봤다.
강도의 측면에서도 재판부는 현장 영상 등에 비춰 강한 폭력으로 보긴 어렵다고 해석했다. 사건 직후 상대 아이의 등에 붉은 손자국 모양의 자국이 보였다는 사정은 인정되지만, 해당 자국이 오로지 그 한 차례 손찌검만으로 생겼다고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설령 그 자국이 손찌검에서 비롯됐다 하더라도 피부가 민감한 영유아에게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정도에서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결국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행위가 아동의 신체 건강이나 발달에 해를 끼치거나 그 위험을 발생시킨 신체적 학대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결론냈다. 이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다만 법원은 이번 판단이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한 체벌을 일반적으로 용인한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아동복지법상 학대 해당 여부는 개별 사건의 구체적 정황, 행위가 가해진 신체 부위와 횟수, 강도, 실제 피해 정도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하며, 모든 물리적 접촉이 곧바로 범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번 판결은 아동학대 혐의 적용의 경계가 어디에 놓여 있는지, 그리고 형사처벌을 위해 어떤 증명 수준이 필요한지를 보여준다. 특히 보호자나 성인이 분쟁 상황에서 보이는 단발적 대응이 ‘학대’로 인정되려면 아동의 건강이나 정상적 발달을 해칠 정도의 위험성이 구체적으로 입증돼야 한다는 법원의 태도가 확인됐다.
아동을 둘러싼 갈등 상황은 짧은 순간에 격해지기 쉽다. 그럼에도 법원은 감정적 반응과 범죄적 행위를 분리해 살피며, 증거와 기준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하고 있다. 유사 사건에서도 행위의 맥락과 객관적 피해, 위험의 정도를 면밀히 따지는 접근이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