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 촬영기사, 여성 탈의실 몰카 설치 혐의로 구속돼
서울 중부경찰서가 최근 30대 남성 사진기사 A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로 구속했다. A씨는 서울 중구의 한 결혼식장 내부 여성 탈의실에 소형 카메라를 설치해 이용객을 불법 촬영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다수가 오가는 결혼식장에서도 탈의실은 가장 사적인 공간으로 인식된다. 그럼에도 시설 내부에서 옷을 갈아입는 장면이 촬영 표적이 됐다는 점에서 파장은 크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10여 명에 이르며, 추가 피해 여부는 수사로 가려질 전망이다.
사건 발단은 지난 5월 해당 웨딩홀의 신고였다. 출동한 경찰은 문제의 장비를 확보하고 A씨를 검거해 조사를 시작했다. 초기 조사에서 A씨는 불법 촬영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면을 바꾼 것은 디지털 증거였다. 현장에서 수거된 카메라가 A씨의 휴대전화와 연결돼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고, 이어진 디지털 포렌식에서 여성 10여 명이 촬영된 불법 촬영물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 같은 결과를 근거로 이달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영장을 발부했다.
수사팀은 확보된 영상의 촬영 시점과 전체 분량을 분석하며 피해 범위를 특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범행 기간과 촬영 횟수, 촬영물이 외부로 유포됐는지 등 구체적 사안은 수사 보안을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다.
A씨가 촬영 업무를 위해 시설 내부를 비교적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던 점이 범행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역시 확인 대상이다. 다만 현재까지 직업상 지위를 이용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경찰이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현행 성폭력처벌법은 당사자 의사에 반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카메라나 유사 장치로 촬영한 경우 7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촬영물을 유포하거나 판매·제공한 경우에도 별도의 처벌 조항이 적용된다.
경찰은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를 포함한 추가 디지털 증거 분석을 마무리한 뒤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피해자가 더 드러날지, 촬영물이 외부로 퍼졌는지가 향후 수사의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이번 사건은 결혼식장과 같은 공공장소 내 민감 공간의 보안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경고로 읽힌다. 특히 이용자가 옷을 갈아입는 탈의실은 높은 수준의 프라이버시가 전제돼야 하며, 이를 침해하는 행위는 신뢰 기반의 서비스 환경을 근본부터 흔든다.
재발 방지를 위해선 일회성 점검을 넘어 탈의실·화장실 등 민감 구역의 출입 관리 강화, 숨김카메라 탐지와 장비 반입 통제 같은 예방 체계를 정례화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현장 종사자 윤리 교육과 내부 신고 시스템 정비 등 업계 차원의 자정도 병행돼야 한다.
무단 촬영은 피해자의 삶 전반에 장기적 상흔을 남긴다. 수사와 별개로, 촬영물 삭제·차단 지원과 심리·법률 상담 안내 같은 사후 지원 체계가 작동할 수 있도록 시설과 수사기관, 지역사회가 연결되는 안전망 구축이 과제로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