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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제니 영국 차트 장기 흥행…K팝, ‘팬덤’ 넘어 주류 음악으로 확장

[사진:제니의 ‘더 루비 익스피리언스’(The Ruby Experience) 쇼. OA엔터테인먼트 제공]

블랙핑크 멤버 로제와 제니가 영국 오피셜 차트에서 장기 흥행을 이어가며 K팝의 글로벌 영향력이 다시 한번 확인되고 있다. 단발성 화제를 넘어 안정적인 차트 성과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K팝이 주류 음악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5년 4월 4일(현지시간) 영국 오피셜 차트 ‘톱100’에 따르면 로제의 ‘아파트(APT.)’는 17위를 기록하며 24주 연속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해당 곡은 2024년 10월 차트 진입 이후 상위권을 유지하며 약 6개월간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제니의 솔로곡 ‘라이크 제니(like JENNIE)’ 역시 같은 차트에서 4주 연속 진입하며 안정적인 성과를 보였다.

영국 오피셜 차트는 미국 빌보드와 함께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지표로 평가된다. 과거 K팝이 특정 팬덤 중심의 소비에 의존했다면, 최근에는 현지 스트리밍과 라디오, 음원 소비까지 확장되며 장기 체류형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 달라진 지점이다.

실제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수치로 확인된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가 2024년 발표한 ‘글로벌 뮤직 리포트’에 따르면 전 세계 음악 시장 규모는 약 286억 달러로 성장했으며, 스트리밍이 전체 매출의 약 67%를 차지했다. 같은 보고서는 K팝을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음악 장르 중 하나로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K팝의 차트 장기 체류 현상을 구조적 변화로 보고 있다. 대중음악 평론가 김도헌은 2025년 미디어 인터뷰에서 “최근 K팝은 발매 초기 팬덤 중심의 ‘집중 소비’에서 벗어나 장기간 스트리밍과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소비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음악 자체의 경쟁력이 강화됐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평가가 이어진다. 영국 음악 전문 매체 NME는 2024년 K팝 시장을 분석하며 “K팝은 더 이상 틈새 장르가 아니라 글로벌 팝 시장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며 “특히 여성 아티스트의 솔로 활동이 시장 확장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블랙핑크 멤버들의 솔로 활동은 이러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그룹 활동과 별개로 각자의 음악 색깔을 확립하면서도 글로벌 차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K팝의 산업 구조가 다층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콘텐츠 유통 방식의 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을 통한 동시 공개와 SNS 기반 확산 구조가 결합되면서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은 소비가 가능해졌다. 음악뿐 아니라 뮤직비디오, 퍼포먼스, 패션 등 다양한 요소가 함께 소비되며 K팝이 하나의 복합 문화 콘텐츠로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K컬처 전반의 확장과도 맞물린다. 음악을 중심으로 드라마, 영화, 패션 등 다양한 분야가 연결되면서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애넌버그 커뮤니케이션스쿨의 헨리 젠킨스(Henry Jenkins) 교수는 2024년 글로벌 대중문화 연구에서 “K팝은 팬덤을 기반으로 성장했지만 이제는 참여 문화와 플랫폼 유통 구조를 통해 글로벌 주류 음악 시장에 통합되고 있다”며 “특히 아티스트 개별 활동이 강화될수록 산업 전체의 영향력도 함께 확대되는 구조가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로제와 제니의 차트 성과는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팬덤 중심에서 시작된 K팝이 이제는 글로벌 대중음악 시장의 구조 속에서 지속적으로 소비되는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K팝 산업의 다음 단계로의 진입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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