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시선이 만든 또 다른 서울… 세종예술아카데미 ‘여행드로잉展’ 개막
서울을 매일 걷지만, 그 속의 풍경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일은 드물다. 그러나 누군가의 시선에선 그 일상이 전혀 다른 세계로 피어난다. 세종문화회관 세종이야기 한글갤러리에서 24일부터 열리는 ‘스테들러와 함께하는 세종예술아카데미 여행드로잉展–Everybody can draw!’는 그런 시선을 담아낸 전시다.
이번 전시는 드로잉 전문 작가 4인과 시민 작가 39명이 함께 만든 결과물로,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진행된 세종예술아카데미 ‘여행드로잉 클래스’의 결실이다. ‘여행자의 눈으로 바라본 서울’을 주제로, 익숙한 도시를 새롭게 기록한 89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참여 작가 정연석, 정승빈, 지니, 재재나무는 각기 다른 시선으로 서울의 풍경을 해석했다. 종로·인사동의 오래된 건축물을 건축가의 눈으로 담은 정연석의 작품, 해방촌과 이태원의 골목을 감성적으로 기록한 정승빈의 드로잉, 역동적인 동대문의 리듬을 표현한 지니의 작품, 그리고 북촌과 수성동계곡의 빛을 그린 재재나무의 그림은 모두 ‘서울’이라는 도시가 품은 시간의 결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 전시는 전문가와 시민이 한자리에 어우러져, “그림은 특별한 재능이 아닌 누구나의 언어”라는 철학을 공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스테들러코리아의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프로젝트는 예술이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과정을 실험했다.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은 “이번 전시는 일상 속 서울을 새롭게 발견하는 시간”이라며 “기업과 협력해 예술 접근성을 확장하는 세종문화회관의 새로운 시도”라고 밝혔다.
전시는 서울의 4개 행정구 중구, 종로구, 용산구, 동대문구 를 테마로 구성됐다. 각각의 작품은 도시의 구조와 감성을 동시에 그려내며, 관람객은 여행자의 눈으로 다시 서울을 바라보는 경험을 하게 된다. 관람객은 현장에서 직접 색을 입히는 ‘컬러링 체험’에도 참여할 수 있다.
여행은 멀리 떠나는 일이 아니라, 익숙한 곳을 새롭게 보는 일이다. 이번 ‘여행드로잉展’은 우리가 매일 걷는 서울이 얼마나 다채로운 얼굴을 가지고 있는지를 조용히 일깨운다. 펜 끝에서 피어난 그림 한 장이, 도시를 다시 읽는 통로가 되는 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