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전시

제5회 제주비엔날레, 11월 15일까지 제주도립미술관·원도심 5개 공간서 진행

제5회 제주비엔날레 ‘허끄곡 모닥치곡 이야홍: 변용의 기술’이 오는 11월 15일까지 제주도립미술관과 제주 원도심,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 등 5개 공간에서 이어진다. 이번 비엔날레는 제주 토착문화가 외부 문명과 만나 섞이고 모이며 변용돼 온 과정을 ‘유배’, ‘돌문화’, ‘신화’ 세 갈래로 풀어낸 전시다. 제주 및 인근 주민이나 여행객이라면 미술관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원도심 전시장까지 함께 둘러봐야 전시의 전체 흐름을 읽기 쉽다.

전시는 제주도립미술관,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 제주아트플랫폼, 예술공간 이아, 갤러리 레미콘에서 열린다. 제주도립미술관에서는 추사 김정희의 유배를 출발점으로 한 ‘추사의 견지에서: 유배’가,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에서는 현무암과 돌담의 시간을 다루는 ‘검으나 돌은 구르고 굴러: 돌문화’가, 제주시 원도심의 세 공간에서는 제주 신화와 공동체 기억을 다시 읽는 ‘큰 할망의 배꼽: 신화’가 펼쳐진다.


추사의 유배와 제주의 돌, 원도심의 신화로 나뉜 전시


제주도립미술관 전시는 추사 김정희가 제주 유배 시절 다듬은 조형 언어와 그 이후 제주 미학의 흐름을 함께 살피는 구성이 중심이다. 전시 소개에 따르면 1층은 ‘불계공졸’, ‘귤화위지’, ‘병거사예’ 세 갈래로 짜였고, 2층 ‘세한: 동시대 유배’에서는 난민과 이주민 문제까지 시야를 넓힌다. 유배를 단절이 아니라 새로운 감각과 형식이 생겨나는 조건으로 읽으려는 기획 의도가 비교적 분명한 편이다.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에서는 제주의 현무암과 돌담, 거석문화의 기억을 오늘의 설치와 디지털 작업으로 옮긴 작품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원도심 섹션은 탐라국 시기부터 근대, 현재까지 시간이 겹쳐진 장소성을 바탕으로 꾸려졌다. 제주아트플랫폼, 예술공간 이아, 갤러리 레미콘을 나눠 보는 방식이어서 비엔날레가 미술관 내부 전시에만 머물지 않고 제주의 생활 공간으로 확장됐다는 점이 드러난다.


눈여겨볼 작품과 작가들


제주도립미술관에서는 제주 작가 이쥬의 신작 ‘아포리아의 증인’이 관람객 참여형 작업으로 소개됐다. 인공지능으로 만든 여섯 증인의 초상 앞에서 질문에 응답하며 전시 안으로 들어가게 하는 형식이다. 알라아 에드리스는 ‘휴전 오만 시대의 일곱 정령들’과 ‘서커스’ 연작으로 폐허와 신화, 전설이 오늘의 삶과 닿는 지점을 보여준다.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에서는 김현성의 신작 ‘담지체’가 먼저 눈에 띈다. 24개 물레 위에 돌을 올린 설치로, 관람객이 물레를 돌리면 마찰음이 겹치며 하나의 리듬을 만든다. 오카베 마사오와 미나토 치히로의 신작 ‘TIME RINGS’는 제주와 홋카이도, 히로시마의 기억을 잇는 설치 작업이며, 노진아의 ‘진화적 키메라-가이아’, 갈라 포라스-김의 ‘Forecasting Signal’, 룸톤의 VR 작업 ‘에코스피어’도 함께 배치됐다.

원도심 공간 가운데 제주아트플랫폼에서는 캐나다 작가 뱅상 모리세와 캐롤라인 로버트의 ‘테라(TERRA)’가 대표작으로 거론된다. 3층 대공연장 벽면 전체를 활용한 대형 영상 설치로, 옛 극장 공간의 물성을 적극적으로 끌어쓴 작업이다. 같은 공간 5층 영화관에서는 자나 카디로바의 신작 ‘Performance VI’가 제주라는 장소 맥락에 맞춰 번안돼 상영된다.

예술공간 이아에서는 제주의 다신 문화와 굿, 본풀이를 바탕으로 한 작업들을 볼 수 있다. 제주의 녹나무를 신목이자 우주목으로 상상한 ‘날과 씨’, 김상돈의 ‘거울 속 열쇠들-4개의 싹’, 곽윤주의 영상 작업, 국가민속문화유산 ‘제주도 내왓당 무신도’ 확대 복제, 손유진의 ‘The Between Two Suns and Two Moons’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갤러리 레미콘에는 구기정, 김희은, 양정욱 등이 참여해 산지천과 원도심의 현재를 다른 감각으로 번역한 작업을 선보인다.


언제 어디서 볼 수 있나


전시 기간은 2026년 8월 25일부터 11월 15일까지 83일간이다. 운영 시간은 문화포털 기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비엔날레 자원봉사 모집 공고에 나온 휴관 기준은 매주 월요일과 설·추석 당일, 1월 1일이다. 전시가 여러 공간에 분산돼 있어 하루에 모두 보기보다 제주도립미술관과 제주돌문화공원, 원도심 전시를 나눠 동선 짜는 편이 현실적이다.

관람료는 안내 자료마다 차이가 있다. 제주비엔날레 공식 보도자료와 예매 안내에서는 제주도립미술관 유료 입장 기준 성인 8000원, 얼리버드 성인 4000원을 제시했고, 제주도립미술관 이외 전시 장소는 무료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문화포털에는 제주도립미술관 기준 성인 20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500원, 노인 및 유아 무료로 표기돼 있어 방문 전 예매 페이지나 전시장 공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번 비엔날레는 참여 작가 69팀(명)이 제주 전역의 장소성과 맞물리며 전개되는 점이 특징이다. 제주도립미술관 한 곳에서 끝나는 전시가 아니라, 추사의 유배 서사에서 현무암의 시간, 원도심 신화와 공동체의 기억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따라가며 봐야 제5회 제주비엔날레의 주제인 ‘변용의 기술’이 보다 선명하게 읽힌다.

자료: 제주비엔날레, 2026 제5회 제주비엔날레 개요(2026); 제주비엔날레, 2026 제5회 제주비엔날레 참여 작가·키 비주얼 공개(2026); 제주비엔날레, 제5회 제주비엔날레, 변용의 기술로 제주를 다시 읽다(2026); 제주비엔날레, 2026 제5회 제주비엔날레 얼리버드 예매 중(2026); 문화체육관광부 문화포털, 2026 제5회 제주비엔날레 ‘허끄곡 모닥치곡 이야홍: 변용의 기술’(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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