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WW 역대 최대 403개사…부스가 수출계약이 되려면
9월 14~16일 코엑스서 개최…17개국 403개사·181개 부스 참여
포맷·OTT·FAST·쇼트폼까지 거래영역 확대…상담 이후 본계약 전환이 관건
지난해 1억달러 안팎 계약 성과…올해는 공동제작·배급·IP 사업화 실적 주목
국내외 방송영상 콘텐츠 기업과 바이어가 한자리에 모이는 국제방송영상마켓 ‘BCWW 2026’이 오는 9월 14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올해 행사에는 17개국 403개사가 참여하고 181개 부스가 운영될 예정으로, 드라마와 예능 중심의 전통적인 방송콘텐츠 거래를 넘어 포맷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 FAST, 쇼트폼, 콘텐츠 기술과 서비스까지 거래 영역이 넓어진다.
BCWW는 콘텐츠를 직접 판매하는 전시장에 그치지 않고 제작사와 방송사, 플랫폼, 해외 바이어가 만나 공동제작과 배급, 포맷 수출 가능성을 논의하는 비즈니스 마켓이다. 공식 프로그램에는 전시와 비즈매칭을 비롯해 콘텐츠 쇼케이스와 K-포맷 쇼케이스, 콘퍼런스, 글로벌 워크숍 등이 포함돼 있으며, 올해도 콘텐츠를 실제 계약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행사의 규모가 커진 만큼 주목도 높아졌지만, 참가기업 숫자나 부스 수만으로 K-콘텐츠 수출 성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콘텐츠 마켓에서 중요한 것은 몇 건의 상담이 이뤄졌느냐보다 그 상담이 옵션계약과 공동개발, 라이선스 판매, 배급 본계약으로 얼마나 이어졌는가에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마켓의 거래는 한 번의 상담으로 끝나지 않는다
방송영상 콘텐츠의 해외 거래는 일반 상품 수출과 구조가 다르다. 완성된 드라마를 해외 방송사나 플랫폼에 판매하는 경우에는 비교적 거래조건이 명확할 수 있지만, 포맷이나 아직 제작되지 않은 기획단계 콘텐츠는 계약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는 경우가 많다.
바이어가 콘텐츠를 처음 접한 뒤 바로 본계약을 체결하기보다 우선 추가 자료를 요청하고, 해당 국가에서의 시장성을 검토한 뒤 독점 협상권이나 옵션을 확보하는 절차로 넘어갈 수 있다. 이후 현지 제작사와 공동개발을 진행하거나 플랫폼 편성과 투자조건을 조율한 뒤 최종 계약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행사장에서 수천 건의 상담이 이뤄졌다고 해도 그 숫자가 곧 수출액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상담 이후 몇 달에 걸쳐 실제 계약이 성사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콘텐츠 마켓의 성과는 행사 종료 직후와 일정 기간이 지난 뒤를 나눠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올해는 ‘무엇을 파는가’도 달라지고 있다
BCWW의 거래대상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완성된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의 해외 판매가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하나의 콘텐츠를 다른 국가에서 다시 제작하는 포맷 거래와 공동제작, IP 확장, FAST 채널과 쇼트폼 콘텐츠 등 다양한 사업모델이 함께 등장하고 있다.
올해 공식 쇼케이스에서도 드라마와 예능뿐 아니라 플랫폼과 서비스 분야 프로그램이 별도로 마련됐다. K-포맷 쇼케이스에서는 국내 방송포맷의 해외 진출과 비즈니스 확대를 지원하고, 일반 콘텐츠 쇼케이스에서는 참가사들이 신규 기획작과 주력 콘텐츠를 국내외 바이어에게 직접 소개한다.
이런 변화는 K-콘텐츠 수출을 단순히 한 편의 방송프로그램을 해외에 파는 방식으로만 볼 수 없게 만든다. 동일한 IP가 포맷과 리메이크, 디지털 콘텐츠, 라이선스, 후속 시즌으로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포맷 거래는 완성작 수출과 계산법이 다르다
방송포맷은 완성된 프로그램 자체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을 만드는 구조와 규칙, 제작방식 등을 해외 제작사가 사용할 수 있도록 권리를 판매하는 방식이다.
한국에서 성공한 예능프로그램이 해외 방송사에 그대로 송출되는 것이 아니라 현지 출연자와 언어, 문화에 맞게 새롭게 제작될 수 있다는 뜻이다. 포맷을 판매한 원 제작사는 라이선스 비용과 제작 자문 등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고, 현지판이 성공하면 다른 국가로 다시 확장될 가능성도 생긴다.
이 때문에 포맷 시장에서는 첫 계약금액만으로 사업의 가치를 판단하기 어렵다. 몇 개 국가에 판매됐는지, 현지 제작이 실제로 이뤄졌는지, 시즌이 연장됐는지 등을 장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BCWW가 올해도 K-포맷 쇼케이스를 별도로 운영하는 것은 이런 거래가 방송영상산업에서 중요한 수출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공동제작은 계약 이전의 ‘관계 형성’이 중요하다
해외 공동제작에서는 계약금보다 파트너를 찾는 과정 자체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제작사 한 곳이 모든 국가의 규제와 시청자 취향, 플랫폼 유통망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지 방송사나 제작사와 협력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BCWW 2026의 글로벌 워크숍에서도 일본 드라마 공동제작 피칭과 싱가포르 공동제작 기회, 중동시장 진출 등이 별도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 이는 행사장이 단순한 완성작 판매처가 아니라 공동제작 파트너를 탐색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동제작 논의는 한 번의 미팅으로 곧바로 작품 제작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기획안 검토와 제작비 분담, IP 소유권, 지역별 배급권, 캐스팅과 제작일정 등을 다시 협의해야 하기 때문에 행사 종료 이후 후속 협상이 성과를 좌우한다.
FAST와 쇼트폼도 새로운 거래 대상으로 등장
미디어 소비방식이 달라지면서 해외진출 경로도 다양해지고 있다. 구독형 OTT뿐 아니라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인 FAST와 짧은 영상을 연속적으로 소비하는 쇼트폼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기존 방송콘텐츠의 유통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BCWW 2026 콘퍼런스 역시 OTT와 AI, 포맷, 크리에이터 등을 주요 의제로 다루고 있으며 레거시 방송사의 FAST 플랫폼 활용과 글로벌 미디어 생태계 변화도 주요 세션에 포함했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하나의 콘텐츠를 어느 플랫폼에 어떤 형식으로 공급할 것인지가 과거보다 복잡해졌다. 완성된 드라마의 해외 판권을 판매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고 짧게 재가공하거나 FAST 채널에 편성하고, IP를 다른 장르와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전략까지 필요해진 것이다.
참가사가 늘어도 계약이 자동으로 늘지는 않는다
콘텐츠 마켓에서 참가기업과 바이어 숫자가 늘어나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하면 새로운 거래상대를 만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특정 국가나 플랫폼에 의존했던 수출경로를 다양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참가기업 증가와 실제 계약액 증가가 항상 같은 비율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세계 콘텐츠시장의 투자환경과 플랫폼의 제작비 조정, 특정 장르의 인기 변화 등에 따라 바이어의 구매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행사장에 많은 바이어가 방문했더라도 콘텐츠를 검토하는 단계에서 끝나면 실제 수출로 이어지지 않는다. 반대로 참가기업 숫자가 많지 않더라도 대형 공동제작이나 장기 배급계약이 성사되면 계약금액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결국 마켓의 질을 판단할 때는 규모와 계약 성과를 분리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성과도 계약 ‘건수와 단계’를 함께 봐야
BCWW는 지난해에도 대규모 비즈니스 상담과 계약 성과를 기록했다. 공식 BCWW 2026 안내 페이지에는 2025년 행사에 22개국 372개사가 참여했고 1780명 이상의 바이어가 방문했으며 200건 이상의 계약과 1억달러가 넘는 계약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소개돼 있다.
이런 수치는 K-콘텐츠에 대한 국제적인 거래수요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콘텐츠 산업에서는 계약이 체결된 이후 실제 제작과 유통이 이뤄지는 과정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발표된 계약액과 실제 매출 인식시점에는 차이가 날 수 있다.
특히 공동제작이나 옵션계약처럼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거래에서는 최초 계약과 최종 제작 규모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올해 역시 행사 종료 직후의 상담·계약 규모뿐 아니라 일정 기간 이후 실제 제작과 배급으로 이어진 사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IP를 누가 갖느냐가 수출의 질을 결정한다
K-콘텐츠의 해외수출이 늘더라도 국내 제작사가 어떤 권리를 보유하느냐에 따라 장기적인 수익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제작비를 제공한 방송사나 플랫폼이 대부분의 IP 권리를 확보하고 제작사는 제작비만 받는 구조라면 작품이 해외에서 크게 성공해도 추가 수익이 제한될 수 있다.
반대로 제작사가 일정한 IP 지분이나 해외 판매권을 확보하면 포맷과 리메이크, 후속 시즌, 파생상품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장기간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BCWW 같은 국제 콘텐츠 마켓에서 중요한 것은 수출계약 총액뿐 아니라 어떤 형태의 권리가 거래되고 있는지도 살펴보는 것이다. 단순한 완성작 판매와 IP를 활용한 공동사업은 장기적인 산업효과가 다르기 때문이다.
콘텐츠 마켓의 진짜 성적표는 행사가 끝난 뒤 나온다
9월 14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BCWW 2026에는 다양한 국가의 제작사와 방송사, 플랫폼과 바이어가 참여하고, 전시와 비즈매칭, 쇼케이스, 콘퍼런스와 글로벌 워크숍이 동시에 진행된다. 올해 콘퍼런스는 ‘New Rules, Megatrends, and the Future of the Global Media Ecosystem’을 주제로 11개 세션을 운영하며 변화하는 글로벌 미디어 산업의 수익모델과 제작·유통 전략을 논의한다.
행사의 규모가 커지는 것은 K-콘텐츠가 해외 거래시장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부스 수와 참가기업 숫자는 거래가 시작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이지 그 자체가 수출실적은 아니다.
실질적인 성과는 행사장에서 이뤄진 상담이 옵션과 공동개발로 이어지고, 그 가운데 얼마나 많은 프로젝트가 최종적인 제작·포맷·배급 계약으로 연결되는지를 통해 확인된다.
더 나아가 계약이 실제 제작과 공개로 이어졌는지, 국내 제작사가 IP와 수익배분에서 어느 정도의 권리를 확보했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K-콘텐츠 산업이 일회성 작품 판매에서 장기적인 글로벌 사업으로 성장하려면 계약액의 크기뿐 아니라 계약의 구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BCWW의 진짜 성적표는 행사장에 몇 개의 부스가 설치됐느냐보다 그 부스에서 시작된 만남이 몇 달 뒤 실제 콘텐츠와 수출계약으로 돌아왔는지에서 확인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