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전시

공연은 가장 많이 했는데 매출은 3위…대구 공연시장, ‘객단가의 벽’에 막혔다

올해 1분기 대구 공연시장이 예매 수와 티켓 판매액에서 모두 지난해보다 성장했지만, 비수도권 주요 도시 간 경쟁에서는 뚜렷한 한계를 드러냈다. 부산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진 데 이어 대전이 대형 공연 효과를 앞세워 급성장하면서, 대구는 비수도권 공연 티켓 판매액 순위에서 3위로 밀려났다. 공연 횟수는 비수도권에서 가장 많았지만, 매출 규모에서는 객단가 차이를 넘지 못한 셈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6년 1분기 공연시장 티켓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구의 공연 티켓 예매 수는 18만3000매, 판매액은 125억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예매 수는 4%, 판매액은 7.8% 증가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완만한 성장세지만, 다른 광역시의 상승 폭이 더 컸다는 점에서 대구 공연시장의 상대적 위축이 두드러졌다.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곳은 부산이다. 부산은 같은 기간 티켓 예매 수 31만2000매, 판매액 273억8000만원을 기록하며 비수도권 공연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부산과 대구의 판매액 격차가 크지 않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148억원 이상으로 벌어졌다. 단순한 순위 경쟁을 넘어 대형 공연 유치력과 시장 흡수력에서 차이가 확대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전의 약진도 대구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대전은 올해 1분기 티켓 예매 수 13만4000매, 판매액 140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예매 수는 대구보다 약 5만 매 적었지만, 판매액은 오히려 15억원가량 많았다. 전년 대비 증가율도 예매 수 113.8%, 판매액 258.4%로 비수도권 주요 도시 가운데 가장 가팔랐다. 보고서는 대전의 공연 회차가 지난해보다 40% 이상 늘어난 점을 주요 성장 요인으로 짚었다.

반면 대구는 공연 공급 규모에서는 여전히 강점을 유지했다. 1분기 대구에서 열린 공연은 1113회로, 비수도권 가운데 가장 많았다. 문제는 공연 횟수와 시장 매출이 비례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공연은 많이 열렸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티켓 가격과 대형 흥행 공연의 부족이 전체 판매액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로 작용했다.

도시별 평균 티켓 판매액을 보면 이 같은 차이가 분명해진다. 대전의 티켓 1매당 평균 판매액은 10만4000원으로, 대구의 6만8000원보다 3만6000원가량 높았다. 대전은 올해 1분기 판매액 상위권에 대형 대중음악 공연이 포함되며 고가 티켓 중심의 매출 확대 효과를 누렸다. 대구 역시 대중음악 분야 판매액이 73억2000만원으로 전년보다 48% 증가했지만, 부산과 대전의 성장세에는 미치지 못했다.

연극 분야에서도 대구의 고민은 반복됐다. 대구는 32건의 연극 공연을 올려 비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공연 건수를 기록했지만, 판매액은 2억9000만원에 그쳤다. 전년 대비 57% 감소한 수치로, 부산·대전·광주에 이어 4위에 머물렀다. 티켓 1매당 평균 가격도 대구는 1만4000원 수준으로, 부산의 5만8000원과 큰 차이를 보였다. 부산이 대형 상업 연극을 유치하며 높은 객단가를 형성한 것과 달리, 대구는 공연 수에 비해 매출 효율이 낮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클래식 분야에서도 객단가 차이가 확인됐다. 대구는 1분기 클래식 공연 판매액 7억50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67% 증가했고, 부산에 이어 비수도권 2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대전은 공연 건수가 많지 않았음에도 평균 티켓 가격이 4만6000원으로 나타나 대구의 1만9000원을 크게 웃돌았다. 클래식 공연 역시 공연의 양보다는 프로그램 구성과 가격 형성, 관객 지불 의향을 끌어낼 수 있는 콘텐츠 경쟁력이 중요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나마 뮤지컬 분야에서는 대구가 선방했다. 올해 1분기 대구의 뮤지컬 판매액은 38억6000만원으로 전년보다 21% 줄었지만, 예매 수가 부산보다 2만5000여 매 적었음에도 판매액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티켓 1매당 평균 가격도 대구가 8만1000원으로 부산의 5만4000원보다 높았다. 계명아트센터에서 열린 대형 뮤지컬 공연 등이 평균 티켓 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대구 공연시장이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단순히 공연 횟수를 늘리는 전략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대구는 국제뮤지컬페스티벌과 오페라 축제 등 지역 대표 공연 행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할인 정책과 공공성 중심의 운영 방식이 평균 티켓 판매액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관객 저변 확대에는 도움이 되지만, 시장 전체 매출을 키우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결국 대구 공연시장의 과제는 ‘많이 열리는 도시’에서 ‘높은 부가가치를 만드는 도시’로 전환하는 데 있다. 대중성이 높은 콘서트와 상업 연극, 대형 뮤지컬을 안정적으로 유치할 수 있는 전용 공연장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지역 자체 제작 역량을 강화해 외부 공연 유치에만 의존하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올해 1분기 성적표는 대구 공연시장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다. 공연 회차와 관객 기반은 여전히 탄탄하지만, 부산과 대전처럼 대형 공연을 통해 객단가를 높이고 매출을 확장하는 전략에서는 뒤처지고 있다. 지역 공연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관객 접근성을 유지하면서도 시장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균형점이 필요해 보인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