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연결된 사람은 늘었는데 외로움은 왜 사라지지 않을까…MIT 학자의 2012년 경고를 다시 읽다

셰리 터클의 TED 명강연 이후 14년…8만1344명 메타분석이 보여준 SNS와 외로움의 관계, 문제는 접속시간보다 관계의 질

스마트폰에는 수백 명의 연락처가 저장돼 있다. SNS에서는 수많은 사람의 일상을 확인할 수 있고, 메신저를 이용하면 언제든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걸 수 있다. 과거에는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으면 연락하기 어려웠던 사람들과도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게 됐다.

인간이 다른 사람과 연결될 수 있는 기술적 조건은 역사상 어느 때보다 풍부해졌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가 외로움의 감소로 이어졌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온라인에서 끊임없이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도 실제로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할 사람은 없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

가족과 함께 식사하면서 스마트폰으로 다른 사람의 소식을 확인하고, 친구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SNS를 살펴본다. 수많은 사람의 게시물에 반응하지만 정작 가까운 사람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시간은 줄어들 수 있다.

문제는 단순히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한다는 사실에 있지 않다. 디지털 기술로 연결된 관계가 실제로 어떤 경험을 제공하는지에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의 심리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셰리 터클(Sherry Turkle)은 2012년 TED 강연 ‘Connected, But Alone?’에서 이러한 역설을 제기했다.

그는 디지털 기술이 사람들을 더욱 쉽게 연결하지만 인간관계의 방식 자체도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은 언제든 다른 사람에게 연락할 수 있게 됐지만, 동시에 자신이 원하는 만큼만 관계에 참여하고 불편한 대화는 피하려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터클은 기술이 인간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디지털 기술이 가져온 편리함을 인정하면서도 연결의 증가가 반드시 깊이 있는 인간관계의 확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경고했다.

그로부터 14년이 지난 2026년, 이 주장은 실제 연구자료를 통해 더 구체적으로 검토할 수 있게 됐다.

2026년 발표된 메타분석은 청소년과 청년을 대상으로 한 59개 연구, 총 8만1344명의 자료를 종합했다. SNS 이용과 외로움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가 나타났지만, 단순한 이용시간과 외로움의 관련성은 매우 작았다. 반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일으키는 문제적 SNS 이용과 외로움 사이에서는 더 큰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이는 SNS를 오래 사용하면 반드시 외로워진다는 주장과는 다른 결과다.

온라인 활동의 방식과 개인의 심리상태, 기존의 인간관계가 함께 중요하다는 뜻이다.

터클의 경고를 오늘날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는 스마트폰이 인간관계를 파괴했는지 판단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기술이 제공하는 연결과 인간이 실제로 경험하는 관계의 질을 구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2012년 MIT 학자는 왜 연결보다 대화를 걱정했나


터클은 1990년대부터 컴퓨터와 인터넷이 인간의 정체성과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1996년 TED 강연에서는 초기 인터넷이 새로운 방식의 소통과 자기 탐색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 관심을 보였다.

그가 주목했던 당시의 인터넷은 사람들이 일상생활과 온라인 활동을 비교적 분리해 경험하던 환경이었다.

이용자는 컴퓨터를 켜고 온라인 공간에 접속했으며,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접속을 종료하고 다른 활동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온라인에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더라도 현실의 생활과 구분되는 시간과 공간이 존재했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모바일 인터넷이 확산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사람들은 특정한 장소에 가지 않아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됐다. 학교와 직장, 가정, 대중교통에서 온라인 활동이 지속됐다. 디지털 연결은 별도의 활동이 아니라 일상 전체에 걸쳐 이루어지는 상태로 바뀌었다.

터클은 2012년 강연에서 이러한 변화가 인간의 주의력과 관계 형성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직장회의에서 메시지를 확인하거나 가족과 함께 있으면서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실제로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보다 화면 속의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상황이었다.

터클이 우려한 것은 메시지라는 의사소통 수단 자체가 아니었다.

상대방의 반응을 즉시 확인하고 자신의 답을 수정할 수 있는 디지털 소통에 익숙해질수록 예측하기 어려운 실제 대화를 부담스럽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이었다.

대면 대화에서는 상대방이 어떤 말을 할지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 예상하지 못한 질문을 받을 수도 있고, 자신의 생각을 충분히 정리하지 못한 상태에서 답해야 할 수도 있다.

반면 문자와 SNS에서는 내용을 작성한 뒤 수정하거나 삭제할 수 있다. 답을 보내기 전까지 시간을 확보할 수 있으며, 원하지 않는 대화는 잠시 중단할 수도 있다.

터클은 이러한 통제 가능성이 디지털 소통의 매력인 동시에 인간관계의 일부를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봤다.

그러나 이 설명은 당시의 인터뷰와 관찰을 바탕으로 제시된 문제의식이다. 모든 사람이 디지털 기술 때문에 대면 대화 능력을 상실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은 아니었다.

그의 주장에 대한 평가는 이후 축적된 실증연구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연락할 사람이 많다는 것과 외롭지 않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외로움을 이해하려면 사회적 관계의 수와 개인이 경험하는 관계의 만족도를 구분해야 한다.

사람은 많은 사람과 연락하면서도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 반대로 비교적 적은 사람과 교류하더라도 관계에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

외로움은 단순히 주변에 사람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사회적 관계와 실제로 경험하는 관계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느낄 때 나타나는 주관적인 경험으로 이해된다.

반면 사회적 고립은 다른 사람과의 접촉이나 관계망이 객관적으로 제한된 상태를 나타내는 개념이다.

두 현상은 관련돼 있지만 동일하지 않다.

혼자 생활하는 사람이 반드시 외로운 것은 아니다. 반대로 가족이나 동료와 자주 만나더라도 정서적으로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낄 수 있다.

SNS도 이러한 차이를 보여준다.

수백 명의 팔로어를 가진 사람이라도 어려운 일이 발생했을 때 도움을 요청할 상대가 없다면 외로움을 경험할 수 있다. 반면 온라인에서 만난 소수의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정서적 지지를 얻는 사람도 존재한다.

따라서 팔로어 수와 친구 수, 메시지의 개수는 관계의 양을 일부 보여줄 수 있지만 관계의 질을 충분히 설명하지는 못한다.

터클이 말한 연결과 대화의 차이도 이러한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은 연락 가능한 사람의 범위와 소통 빈도를 확대했다. 그러나 연락이 실제로 정서적 신뢰와 상호 이해를 형성하는지 여부는 별도의 문제다.

온라인에서 자주 만나는 사람이 자신의 상황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서로 어려움을 공유할 수 있는지, 도움이 필요할 때 실제로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할 수 있다.

연결의 빈도가 높아졌다는 사실만으로 외로움이 감소했다고 판단할 수 없는 이유다.


8만1344명 연구에서 SNS와 외로움의 관계는 얼마나 강했나


2026년 학술지 ‘Social Psychiatry and Psychiatric Epidemiology’에는 SNS 이용과 외로움의 관계를 분석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이 발표됐다.

연구진은 2000년부터 2025년 5월까지 발표된 관련 연구를 검색해 59개 연구를 선정했다. 분석에는 67개 독립 표본에서 수집된 청소년과 청년 8만1344명의 자료가 포함됐다.

참가자의 평균 연령은 17.6세였으며, 연구별 연령 범위의 평균은 약 12.5세에서 24.9세에 걸쳐 있었다.

분석 결과 SNS 이용과 외로움 사이의 전체 상관계수는 0.16으로 나타났다.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였지만, 관계의 크기는 비교적 작았다.

이는 SNS 이용이 많을수록 외로움을 더 많이 보고하는 경향이 관찰됐다는 뜻이다. 그러나 SNS가 외로움의 원인이라고 확정한 결과는 아니다.

특히 상관계수 0.16을 SNS 이용이 외로움의 16%를 발생시킨다는 의미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상관계수는 두 변수의 연관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인과관계의 방향이나 기여율을 직접 보여주지 않는다.

연구진은 SNS 이용의 유형에 따라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분석했다.

일상생활과 심리적 안녕에 문제를 일으키는 문제적 SNS 이용에서는 외로움과의 상관계수가 0.29로 나타났다.

반면 SNS 이용시간과 외로움의 상관계수는 0.07이었다.

두 수치는 중요한 차이를 보여준다.

SNS를 얼마나 오래 사용하는가보다 SNS 사용이 개인의 생활과 관계에 어떤 어려움을 일으키고 있는지가 외로움과 더 강하게 관련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적 SNS 이용 역시 연구에서 정의한 측정 기준에 따른 개념이다.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을 모두 문제적 이용자로 분류할 수는 없다.

또한 연구 사이의 이질성이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는 점도 중요하다.

연구 대상과 측정 방법, 국가와 이용환경 등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랐다. 전체 평균값이 모든 청소년과 청년에게 똑같이 적용된다고 볼 수 없는 이유다.

이 연구는 SNS와 외로움의 관계를 단순한 사용시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스마트폰을 오래 쓴다고 반드시 외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 기술에 관한 사회적 논쟁에서는 사용시간이 중요한 지표로 제시된다.

하루에 스마트폰을 몇 시간 사용하는지, SNS에 얼마나 자주 접속하는지 측정해 정신건강과 사회적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려는 것이다.

사용시간은 비교적 측정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같은 시간을 사용하더라도 활동의 내용은 크게 다를 수 있다.

어떤 사람은 가족과 영상통화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다른 사람은 온라인 학습을 진행할 수 있다. 또 다른 사람은 익명의 게시물을 반복적으로 확인하거나 다른 사람의 생활을 비교하는 데 많은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을 단순히 스마트폰 사용시간으로 묶으면 중요한 차이가 사라진다.

2026년 메타분석에서 이용시간과 외로움의 상관관계가 작게 나타난 결과도 이러한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SNS 이용시간이 증가하더라도 그 시간이 어떤 활동으로 구성돼 있는지에 따라 경험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결과를 근거로 사용시간이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결론 내려서도 안 된다.

스마트폰 사용으로 수면시간이 줄거나 학업과 일상생활이 방해받는다면 이용시간 자체가 건강과 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문제는 모든 디지털 활동을 동일한 성격의 행동으로 취급하는 방식이다.

영상통화와 게임, SNS 게시물 열람,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은 서로 다른 목적과 경험을 제공한다.

따라서 스마트폰의 사회적 영향을 평가할 때는 전체 사용시간뿐 아니라 사용 목적과 활동 내용, 수면과 대면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기술 이용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온라인 소통이 중요한 사회적 지원이 될 수 있다.


게시물을 올리는 사람과 보기만 하는 사람은 다르게 외로울까


SNS 연구에서는 이용방식을 크게 적극적 이용과 수동적 이용으로 구분해 왔다.

적극적 이용은 게시물을 작성하거나 댓글을 남기고 다른 사람과 직접 소통하는 행동을 포함한다. 수동적 이용은 다른 사람의 게시물을 확인하거나 콘텐츠를 읽는 활동을 중심으로 한다.

일부 연구에서는 적극적 이용이 사회적 연결을 강화하고 수동적 이용은 비교와 소외감을 높일 수 있다는 가설이 제시됐다.

그러나 이러한 구분은 모든 연구에서 일관된 결과를 보여주지는 않았다.

2026년 메타분석에서는 적극적 이용과 외로움의 상관계수가 0.02로 나타났다. 수동적 이용의 상관계수는 0.23이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는 아니었다.

연구진은 두 이용방식과 외로움의 관계에서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 결과는 SNS 게시물을 적극적으로 작성하면 외로움이 줄어든다는 단순한 조언을 뒷받침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과 자주 메시지를 주고받더라도 그 교류가 스트레스나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반대로 게시물을 읽는 것만으로도 정보를 얻고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의 존재를 확인하면서 지지를 느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활동의 형식뿐 아니라 활동의 실제 내용이다.

가까운 친구와 지속적으로 안부를 주고받는 행동과 잘 모르는 사람의 게시물에 반복적으로 반응하는 행동은 같은 적극적 이용으로 분류될 수 있지만 정서적 의미는 다르다.

수동적 이용 역시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과 자신의 생활을 끊임없이 비교하는 행동은 부정적인 경험과 연결될 수 있다. 반면 필요한 정보를 찾거나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의 경험을 읽는 활동은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적극적 이용과 수동적 이용이라는 분류만으로 SNS의 효과를 판단하기보다 개인이 어떤 관계를 경험하는지 더 구체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외로운 사람이 SNS에 빠지는가, SNS가 사람을 외롭게 만드는가


SNS와 외로움 사이에 상관관계가 확인되더라도 원인과 결과의 방향을 판단하는 문제는 남아 있다.

SNS 이용이 외로움을 증가시킬 수도 있지만 이미 외로움을 경험하는 사람이 온라인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할 수도 있다.

두 현상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러한 문제를 검토하려면 같은 사람을 일정 기간 추적하는 종단연구가 중요하다.

2025년 국제학술지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는 외로움과 문제적 미디어 이용의 관계를 종합한 메타분석이 발표됐다.

연구진은 2024년 1월까지 발표된 관련 종단연구를 검토해 26개 연구를 선정했다. 분석에 포함된 참가자는 총 2만4798명이었다.

연구 결과 외로움과 문제적 미디어 이용 사이에서는 양방향의 관계가 나타났다.

이는 기존의 외로움이 이후의 문제적 미디어 이용과 관련되고, 문제적 미디어 이용 역시 이후의 외로움과 관련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결과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SNS가 외로움을 일방적으로 만들어낸다는 설명보다, 외로움과 디지털 활동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해석에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회적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온라인 공간에서 위로와 소속감을 찾으려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지나친 비교나 갈등을 경험하면 외로움이 더욱 커질 수도 있다.

반대로 온라인에서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한 사람은 실제 생활의 고립감을 줄일 가능성도 있다.

다만 종단연구라고 해서 인과관계가 완전히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전의 심리상태와 성격, 가족관계, 생활환경 등 여러 요인이 두 변수 모두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구에서 확인된 양방향 연관성을 모든 개인에게 적용되는 필연적인 악순환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SNS 이용시간만 줄이는 처방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개인이 왜 온라인 활동에 의존하게 됐는지, 실제 생활에서 어떤 사회적 관계의 어려움을 경험하는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


9년 동안 같은 사람들을 추적하자 또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SNS의 영향을 더욱 장기적으로 분석한 연구도 있다.

2025년 학술지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에 발표된 제임스 로버츠와 필 영, 메러디스 데이비드의 연구는 네덜란드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9개 연도 조사자료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적극적 SNS 이용과 수동적 SNS 이용이 외로움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했다.

일부 기존 연구에서는 다른 사람과 직접 소통하는 적극적 SNS 이용이 외로움을 줄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적극적 이용에서도 이후의 외로움과 양의 관계가 나타났다. 수동적 이용 역시 이후의 외로움 증가와 관련되는 결과가 확인됐다.

연구진은 적극적인 SNS 활동이 반드시 외로움을 완화한다는 주장에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이용방식의 구분만으로 SNS의 긍정적 효과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다만 여기에서도 결과를 과도하게 일반화할 필요는 없다.

연구는 특정 국가의 성인 집단을 장기간 관찰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다. 다른 국가나 연령 집단에서 동일한 결과가 나타날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또한 SNS 활동의 목적과 내용은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질 수 있다. 온라인에서 갈등을 겪는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을 하나의 이용 집단으로 묶으면 실제 경험의 차이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이러한 연구들을 종합하면 SNS가 외로움을 줄이거나 높이는 효과는 단순히 적극적으로 이용하는지에 의해서만 결정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가까워진다.

어떤 사람과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스마트폰이 대화를 방해한다는 주장에는 어떤 근거가 있나


터클은 디지털 기술이 대면 대화를 방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가 주목한 상황은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다른 사람의 메시지에 반응하느라 현재의 대화에 충분히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였다.

이러한 문제는 이후 스마트폰과 대면 상호작용을 다룬 연구에서도 검토됐다.

2014년 샤리 미스라와 연구진은 공공장소에서 이루어지는 자연스러운 대화를 관찰하고 스마트폰의 존재가 대화 경험과 어떤 관계를 가지는지 분석했다.

연구에서는 모바일 기기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대화 상대에 대한 공감과 친밀감 등 일부 상호작용의 질이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관찰됐다.

그러나 이 연구를 스마트폰이 모든 대면 대화를 악화시킨다는 증거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연구 대상과 관찰 상황에 제약이 있으며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된 이유와 기존 관계의 특성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18년 라이언 드와이어와 연구진은 일상적 식사 상황에서 스마트폰 사용이 경험의 즐거움과 주의 분산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했다.

연구에서는 식사 도중 스마트폰 사용이 주의 분산을 높이고 일상적 경험의 즐거움을 낮출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이러한 연구는 디지털 기기의 존재와 사용이 현재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관계의 질을 판단할 수는 없다.

가족이 함께 여행 정보를 확인하거나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같은 기기를 이용하더라도 현재의 관계를 강화할 수도 있고 방해할 수도 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스마트폰 사용 여부가 아니라 사용이 현재의 상호작용을 지원하는지, 다른 곳으로 주의를 빼앗는지 구분하는 것이다.


혼자 있는 능력과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왜 다른가


터클의 강연에서 중요한 개념 가운데 하나는 혼자 있는 능력이다.

그는 사람이 항상 다른 사람과 연결돼 있어야 한다고 느끼면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혼자 있는 상태와 외로움은 다르다.

혼자 있는 사람은 반드시 외롭지 않을 수 있다. 스스로 선택한 독서와 산책, 생각하는 시간에서 만족을 얻을 수도 있다.

반대로 많은 사람과 함께 있더라도 관계에 충분히 만족하지 못하면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

터클이 강조한 것은 단순히 혼자 있는 시간을 늘리라는 조언이 아니었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돌아보고 다른 사람의 즉각적인 반응 없이도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능력의 중요성이었다.

디지털 기술은 혼자 있는 시간을 쉽게 채울 수 있도록 만든다.

잠시 기다리는 시간에도 메시지를 확인하고, 짧은 휴식 중에 동영상을 시청하거나 SNS 게시물을 읽을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이 언제나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새로운 정보를 얻거나 휴식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항상 외부의 자극을 찾는 습관이 형성된다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여기서 주의할 부분은 혼자 있는 능력을 외로움 문제의 유일한 해결책으로 제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회적 관계가 부족한 사람에게 혼자 있는 시간을 잘 보내는 능력을 강조하는 것만으로 필요한 인간관계가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자신과 함께 있는 시간을 편안하게 경험하는 능력과 다른 사람과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은 모두 중요하다.

이 두 가지는 서로 경쟁하는 조건이 아니라 함께 발전시킬 필요가 있는 능력에 가깝다.


미국은 왜 외로움을 개인의 감정이 아니라 공중보건 문제로 다루기 시작했나


디지털 기술과 외로움의 관계를 이해하려면 외로움 자체가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23년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장실은 ‘Our Epidemic of Loneliness and Isolation’이라는 권고문을 발표했다.

이 문서는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을 개인의 감정적 문제에만 국한하지 않고 건강과 사회적 안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공중보건 문제로 다뤘다.

보고서는 사회적 관계의 구조와 기능, 질이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가족과 친구, 동료와 이웃의 관계뿐 아니라 학교와 직장, 지역사회, 디지털 환경도 포함된다.

공중보건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외로움의 원인을 SNS 하나로 돌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회적 고립에는 경제적 여건과 주거환경, 교통, 건강, 연령, 가족구조 등 다양한 요인이 관련될 수 있다.

실제로 외로움을 경험하는 사람이 대면 관계를 형성하고 싶어도 이동에 제약이 있거나 지역사회에 참여할 기회가 부족할 수 있다.

이 경우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라는 조언만으로 사회적 관계가 개선되지는 않는다.

디지털 기술이 물리적 거리를 넘어 관계를 유지하도록 도울 수도 있다.

따라서 외로움 문제에 대한 정책적 대응은 단순히 디지털 이용시간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의미 있는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기회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학교와 직장, 지역사회가 사람들에게 어떤 교류의 기회를 제공하는지 살펴보는 일도 중요하다.


청소년의 외로움은 SNS 이외의 어떤 조건과 연결돼 있나


청소년은 디지털 기술의 영향을 분석할 때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

친구관계와 학교생활, 정체성의 형성 등 여러 측면에서 사회적 경험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소년의 외로움을 SNS 이용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2024년 학술지 ‘Annals of the New York Academy of Sciences’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은 25세 미만 청소년과 청년의 외로움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과 보호요인을 검토했다.

연구진은 398개 문헌을 확인한 뒤 기준에 부합하는 종단연구 105개를 분석했다.

검토 대상에는 개인의 사회경제적 환경과 또래관계, 정신건강, 신체건강, 성격과 행동적 특성 등이 포함됐다.

연구는 외로움이 단일한 원인으로 설명되기 어려운 현상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학교에서 또래집단에 수용되는 경험과 가까운 친구의 존재, 가족의 지원, 개인의 심리적 상태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외로움과 관련될 수 있다.

이러한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SNS 사용시간과 외로움만 비교하면 두 변수의 관계를 정확하게 해석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사회적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이 온라인 공간에서 교류할 기회를 찾는 경우도 있다.

이때 온라인 관계는 단순히 현실의 관계를 대체하는 활동이 아니라 부족한 사회적 지원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청소년의 디지털 이용을 평가할 때는 학교와 가정에서의 관계, 심리적 안녕, 온라인 활동의 실제 목적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디지털 기술의 위험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디지털 기술 이외의 생활환경을 검토해야 한다.


온라인 관계는 대면 관계보다 반드시 열등한가


터클의 강연은 대면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를 온라인에서 형성된 관계는 진정한 관계가 아니라는 주장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인간관계의 의미는 소통하는 매체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가족이 정기적으로 영상통화를 할 수 있다. 해외에 체류하는 사람이 고국의 친구들과 온라인으로 관계를 유지할 수도 있다.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상호 지원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활동이 실제로 정서적 유대를 형성한다면 온라인 관계라는 이유만으로 그 가치를 낮게 평가할 필요는 없다.

특히 이동이 어렵거나 지리적 제약이 큰 사람에게 온라인 소통은 중요한 사회적 통로가 될 수 있다.

다만 온라인 소통이 제공하는 편의성과 대면 관계의 경험은 완전히 같지 않을 수 있다.

대면 대화에서는 표정과 목소리, 상황에 따른 반응 등 다양한 정보를 주고받는다. 온라인 소통에서도 영상과 음성 등을 활용할 수 있지만 소통 방식과 환경에 따라 경험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디지털 관계를 평가할 때는 온라인인지 오프라인인지의 구분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상대방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 어려움을 공유할 수 있는지, 관계가 지속되는지, 서로의 필요에 실제로 반응하는지가 중요하다.

대면 관계도 형식적으로 유지될 수 있고 온라인 관계도 깊은 유대를 제공할 수 있다.

문제는 소통의 매체 자체보다 그 관계에서 어떤 경험이 형성되는지에 있다.


AI가 언제든 대답하는 시대에는 외로움의 의미도 달라질까


터클이 2012년 강연에서 제기한 질문은 2026년 더욱 복잡해졌다.

당시 그는 사람이 아닌 기계에서 위로와 반응을 얻으려는 경향을 우려했다. 인간과 대화할 때 발생하는 부담을 피하면서도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을 얻고 싶어 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었다.

생성형 AI가 등장한 이후 이러한 상황은 훨씬 현실적인 논쟁이 됐다.

AI 챗봇은 사용자의 질문에 즉시 답하고 긴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개인의 고민을 정리하거나 다른 관점을 제시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특히 주변 사람에게 말하기 어려운 문제를 AI에게 먼저 설명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AI가 대화에 응답한다는 사실과 인간이 상호적인 관계를 형성한다는 사실은 구분해야 한다.

인간관계에는 서로 다른 경험과 이해관계, 책임이 존재한다. 상대방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때로는 기대와 다른 반응을 보인다.

AI와의 대화는 이러한 인간관계의 모든 조건을 동일하게 충족하지 않는다.

따라서 AI가 외로움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지 검토하려면 일시적인 기분의 변화뿐 아니라 장기적인 사회적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AI를 이용한 상담과 정서적 지원이 일부 상황에서 유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것이 가족과 친구, 전문적인 정신건강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는지는 별도의 문제다.

특히 외로움을 경험하는 사람이 AI와의 대화에만 의존하면서 실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기회를 줄이게 된다면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AI가 대화 연습이나 정보 제공, 필요한 서비스를 찾는 과정에서 사람을 지원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어느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는지는 사용자의 상황과 시스템의 설계, 이용 목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터클이 강조한 관계의 질이라는 질문은 AI 시대에 더욱 중요해진다.

상대방이 즉시 응답한다는 사실만으로 자신이 충분한 사회적 관계를 경험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다.


외로움을 줄이려면 스마트폰부터 멀리해야 한다는 조언은 충분한가


디지털 기술과 외로움에 관한 논쟁에서는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는 일이 가장 직접적인 해결책으로 제시되곤 한다.

그러나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문제는 더 복잡하다.

2026년 메타분석에서는 SNS 이용시간과 외로움의 상관관계가 작게 나타났다. 반면 문제적 이용과 외로움의 관련성은 상대적으로 컸다.

2025년 종단연구 메타분석에서는 외로움과 문제적 미디어 이용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결과가 제시됐다.

이러한 결과를 고려하면 스마트폰 사용시간만 일률적으로 줄이는 방식이 모든 사람에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예상하기 어렵다.

온라인 활동이 실제 생활의 수면과 업무, 학습을 방해하는 사람에게는 이용방식의 변화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가까운 사람들과 정기적으로 소통하는 사람에게 무조건 사용시간을 줄이라고 권고하는 것은 오히려 중요한 사회적 관계의 기회를 제한할 수도 있다.

따라서 외로움을 줄이기 위한 접근에서는 사용시간보다 관계의 내용과 기능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SNS를 이용한 뒤 어떤 감정을 경험하는지, 현재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대면 관계를 확대하는 방법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대면 만남의 횟수만 늘린다고 관계의 질이 반드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확보하면서 그 시간에 실제로 관심을 기울이고 상호적인 대화를 나눌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터클의 강연을 실생활에 적용한다면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시간을 강제로 늘리는 것보다 사람과 관계를 맺는 방식에 대한 점검이 더 중요한 출발점일 수 있다.


디지털 연결의 확대가 사회적 관계의 확대를 의미하려면


현대사회에서 디지털 기술을 완전히 배제한 인간관계는 현실적이지 않다.

가족과 친구, 동료가 서로 다른 지역에 거주하거나 근무시간이 다르더라도 메신저와 영상통화를 통해 연락할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비슷한 관심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에게 새로운 만남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기능은 기술 발전이 사회적 관계에 기여한 중요한 성과다.

그러나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의 수가 증가하는 것과 실제로 서로에게 의지할 수 있는 관계가 형성되는 것은 다르다.

디지털 기술은 관계 형성의 비용을 낮출 수 있지만 신뢰와 상호 이해가 자동으로 만들어지도록 보장하지는 않는다.

신뢰는 지속적인 상호작용과 경험을 통해 형성될 수 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필요한 상황에서 도움을 제공하는 행동도 중요하다.

이러한 과정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모두 이루어질 수 있다.

따라서 디지털 사회가 지향해야 할 목표는 단순히 더 많은 사람을 연결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사람들이 실제로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기술과 사회환경을 설계하는 일이 중요하다.

기업은 사용자가 서비스에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뿐 아니라 서비스가 어떤 상호작용을 지원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학교와 지역사회는 온라인 소통의 장점을 활용하면서도 학생과 주민이 서로 만나고 협력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공공정책 역시 외로움을 개인의 디지털 이용습관에만 돌리기보다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환경을 검토해야 한다.

관계의 질을 높이는 일은 개인의 노력과 함께 사회적 조건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14년 전 MIT 학자의 경고는 맞았는가


셰리 터클은 2012년 TED 강연에서 디지털 기술이 인간에게 새로운 연결을 제공하면서도 깊이 있는 대화를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의 주장은 스마트폰과 SNS가 급속히 확산하던 시기에 제기됐다.

당시 터클은 인터뷰와 관찰을 바탕으로 사람들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더욱 쉽게 통제하려 하고 불편한 대화를 피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후의 연구는 이러한 경고가 모든 상황에서 동일하게 성립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026년의 대규모 메타분석에서는 SNS 이용시간과 외로움의 상관관계가 작았다. 문제적 이용과 외로움의 관계는 상대적으로 컸지만 두 변수의 인과관계를 하나의 방향으로 확정할 수는 없었다.

2025년 종단연구 메타분석은 외로움과 문제적 미디어 이용 사이에 양방향의 관계가 존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러한 결과는 디지털 기술이 외로움을 일방적으로 증가시킨다는 단순한 주장과 다르다.

외로운 사람이 온라인 활동에 더 많이 의존할 수 있으며, 온라인에서 어떤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 기존의 외로움이 악화되거나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온라인 관계가 대면 관계보다 언제나 열등한 것도 아니다.

서로 떨어져 사는 가족과 친구에게 디지털 기술은 중요한 연결 수단이 될 수 있다.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새로운 소통의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따라서 터클의 경고를 평가할 때는 기술의 사용 여부보다 관계의 질에 주목해야 한다.

연결 가능한 사람의 수와 메시지의 빈도는 사회적 관계를 측정하는 일부 지표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인간이 실제로 이해받고 지지받는다고 느끼는지 판단할 수는 없다.

여기에서 터클이 제기한 질문은 여전히 중요하다.

우리는 다른 사람과 더 자주 연결되고 있는가, 아니면 실제로 더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가.

두 질문은 서로 다르며 반드시 같은 결과로 이어지지도 않는다.

AI까지 인간의 대화 상대처럼 등장한 오늘날 이 구분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기술은 언제든 반응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반응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지속적인 신뢰와 상호적 책임이 형성됐다고 볼 수는 없다.

앞으로 디지털 기술의 발전을 평가할 때는 접속자 수와 이용시간, 메시지의 양뿐 아니라 사람들이 어떤 사회적 경험을 얻는지도 검토해야 한다.

물론 관계의 질은 단일한 숫자로 완벽하게 측정하기 어렵다. 상대방을 얼마나 신뢰하는지, 필요한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사회적 소속감을 느끼는지 등 여러 차원의 평가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이러한 지표를 살펴보는 일은 중요하다.

기술의 목적이 사람을 연결하는 데 있다면 연결이 실제로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14년 전 터클의 경고에서 지금도 유효한 부분은 스마트폰이 사람을 외롭게 만든다는 단순한 결론이 아니다.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사실만으로 인간관계가 좋아졌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이다.

외로움은 연결의 부족에서 발생할 수도 있지만 연결된 관계가 기대하는 정서적 경험을 제공하지 못할 때도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외로움을 줄이는 방법은 더 많은 사람과 연결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이미 연결된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살펴보고, 서로를 이해하며 필요한 순간에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는 과거보다 훨씬 쉽게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걸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말을 걸 수 있다는 사실과 실제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다르다.

디지털 기술이 사회를 더욱 연결된 공간으로 만들었다면 이제는 그 연결이 얼마나 의미 있는 관계로 이어지고 있는지 물어야 한다.

연결된 사람은 늘었는데 외로움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기술의 성능보다 인간관계의 질을 더 깊이 살펴봐야 한다.

그것이 셰리 터클의 2012년 강연을 2026년에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다.


자료: Sherry Turkle, ‘Connected, But Alone?’, TED2012(2012); Sherry Turkle, ‘Alone Together: Why We Expect More from Technology and Less from Each Other’, Basic Books(2011); Wang, W.-Y. et al., ‘Exploring the Relationship Between Social Media Use and Loneliness in Adolescents and Young Adult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Social Psychiatry and Psychiatric Epidemiology(2026); ‘Loneliness and Problematic Media Use: Meta-Analysis of Longitudinal Studies’,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2025); Roberts, J. A., Young, P. D. and David, M. E., ‘The Epidemic of Loneliness: A 9-Year Longitudinal Study of the Impact of Passive and Active Social Media Use on Loneliness’,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2025); Buecker, S. et al., ‘A Systematic Review of Longitudinal Risk and Protective Factors for Loneliness in Youth’, Annals of the New York Academy of Sciences(2024); Misra, S. et al., ‘The iPhone Effect: The Quality of In-Person Social Interactions in the Presence of Mobile Devices’, Environment and Behavior(2014); Dwyer, R. J. et al., ‘Smartphone Use Undermines Enjoyment of Face-to-Face Social Interactions’,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2018); U.S.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Our Epidemic of Loneliness and Isolation: The U.S. Surgeon General’s Advisory on the Healing Effects of Social Connection and Community’(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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