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넘은 고갱 자화상 진위 논란 종지부…결정적 단서는 ‘안료’

00년 넘게 위작 논란에 시달려온 폴 고갱의 자화상이 과학 분석을 거쳐 진품으로 결론났다. 스위스 바젤미술관은 작품에 사용된 안료가 고갱이 생존했던 시기의 재료와 일치한다는 점을 결정적 근거로 제시했다.
바젤미술관은 28일(현지시간) 고갱의 마지막 자화상 가운데 하나로 알려진 소장 작품에 대해 출처 조사와 미술기술 분석, 국제 전문가 자문을 종합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진품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1945년부터 미술관이 소장해왔다.
해당 자화상은 처음 경매에 등장한 1924년부터 진위 논란이 따라다녔다. 1928년 바젤에서 전시될 당시에도 ‘추정 자화상’으로 표기될 만큼 의심의 시선이 적지 않았다. 논란은 한동안 잦아드는 듯했지만, 올해 3월 한 수집가가 공개적으로 위작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다시 불붙었다.
이 수집가는 당시 고갱의 건강 상태를 고려하면 직접 자화상을 그리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고갱의 친구이자 간호사였던 응우옌 반 깜이 사진을 바탕으로 작품을 제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바젤미술관은 베른 예술아카데미 실험실과 협력해 안료 분석과 방사선, 적외선 스캔 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작품에 사용된 안료는 1900년대 초반에만 구할 수 있었던 재료로 확인됐고, 고갱의 다른 작품들에서도 쓰인 것과 같은 계열로 파악됐다. 미술관은 이를 진품 판단의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조사 과정에서 얼굴 일부가 사후에 덧칠된 흔적도 확인됐다. 미술관은 이 수정이 1918년부터 1926년 사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으며, 응우옌 반 깜이 이 과정에 관여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보수나 수정의 흔적일 뿐, 의도적인 위조를 입증하는 증거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번 연구는 빌덴슈타인-플래트너 연구소와 공동으로 진행됐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자화상은 공식 고갱 카탈로그 레조네에도 진품으로 등재됐으며, 현재 바젤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