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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피로감 커지자 롱폼 콘텐츠 재부상…MZ세대 미디어 소비 변화

[이미지:인스타그램 릴스 소개이미지. 출처:인스타그램]

틱톡과 릴스, 유튜브 쇼츠 등 짧은 영상 중심의 콘텐츠가 모바일 플랫폼을 장악한 지 수년이 지난 가운데 최근 콘텐츠 시장에서는 긴 호흡의 ‘롱폼 콘텐츠’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빠르게 소비되는 숏폼 영상이 확산되면서 오히려 느긋하게 볼 수 있는 긴 콘텐츠를 찾는 이용자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튜브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플랫폼에서는 30분에서 1시간 이상 분량의 토크, 여행, 브이로그 콘텐츠가 꾸준한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방송인이나 제작자들이 출연자와 대화를 나누거나 일상적인 경험을 공유하는 형식의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화려한 편집이나 자극적인 연출보다는 자연스러운 대화와 상황을 중심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흐름은 방송 제작자들이 유튜브로 활동 무대를 넓히면서 더욱 확산되고 있다. 방송인 유재석과 신동엽, 나영석 PD 등 방송 경험이 많은 제작자들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긴 호흡의 예능 콘텐츠를 선보이며 안정적인 시청층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 콘텐츠는 전통적인 방송 예능에 비해 제작 방식이 자유롭고 출연자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유튜브 토크 콘텐츠가 하나의 형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유명 연예인들의 출연도 이어지고 있다. 음악가 정재형이 진행하는 토크 콘텐츠에서는 K팝 가수와 배우들이 출연해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약 1시간 분량의 영상이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연예인의 작품 홍보와 콘텐츠 소비가 결합된 새로운 플랫폼 활용 방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콘텐츠 길이가 다시 길어지는 흐름은 개인 창작자들에게서도 나타난다. 여행이나 일상 브이로그를 제작하는 유튜버들 가운데는 30분에서 40분 이상의 영상을 꾸준히 올리며 안정적인 조회수를 확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짧은 영상으로 유입된 시청자가 더 긴 콘텐츠로 이동하는 소비 패턴도 플랫폼 분석에서 관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소비 트렌드로 언급되는 ‘무해력’ 현상과도 연결된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25’에서 무해력을 강한 자극이나 갈등보다 편안하고 부담 없는 콘텐츠를 선호하는 소비 경향으로 설명했다. 경쟁이나 갈등을 강조하는 콘텐츠보다 일상적인 대화와 경험을 공유하는 콘텐츠가 선호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디지털 미디어 환경 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콘텐츠 선택지가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이용자들이 어떤 영상을 볼지 결정하는 과정 자체에서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장은 최근 미디어 인터뷰에서 “숏폼 콘텐츠는 빠르게 소비되는 장점이 있지만 계속해서 새로운 영상을 선택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며 “롱폼 콘텐츠는 틀어놓고 편하게 볼 수 있어 상대적으로 피로도가 낮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제작 현장에서도 비슷한 인식이 나타난다. 유튜브 채널 ‘요정재형’을 진행하는 음악가 정재형은 여러 방송 인터뷰에서 “긴 대화를 통해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이 시청자들에게 편안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며 “자극적인 편집보다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플랫폼 데이터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일부 확인된다. 유튜브가 공개한 글로벌 트렌드 분석 자료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30분 이상 길이의 영상 시청 시간이 증가하는 흐름이 나타났으며, 장시간 콘텐츠를 통한 채널 구독과 팬덤 형성 비중도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콘텐츠 산업 측면에서도 롱폼 콘텐츠의 활용도는 높다. 유튜브 기반 예능은 전통적인 방송 프로그램에 비해 제작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고 광고 결합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에서는 인기 연예인이 출연하는 유튜브 콘텐츠의 경우 광고 단가가 회당 수천만 원에서 1억 원 이상 수준으로 형성된 사례도 있다고 전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 역시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20분에서 50분 정도 길이의 예능 콘텐츠를 정기적으로 공개하는 편성 전략을 확대하고 있으며 국내 콘텐츠 기업들도 공감형 서사를 강조한 드라마와 예능 콘텐츠 제작을 늘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숏폼과 롱폼 콘텐츠가 경쟁 관계라기보다 서로 다른 소비 환경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짧은 영상은 빠른 정보 전달과 유행 확산에 강점을 갖는 반면 긴 콘텐츠는 안정적인 시청 경험과 깊이 있는 서사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플랫폼 알고리즘과 광고 모델이 다양한 길이의 콘텐츠를 동시에 활용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면서 미디어 소비 환경 역시 복합적인 구조로 바뀌고 있다. 짧은 영상 중심의 모바일 콘텐츠 시장 속에서도 긴 호흡의 콘텐츠가 다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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