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신인감독2’ 김연경, 선수 아닌 ‘서사 설계자’로 컴백

–시즌1은 언더독의 성장에 초점…시즌2는 ‘8번째 프로구단 창단’이라는 구체적 목표 제시
–김연경 개인의 인기보다 선수 성장과 팀 재건을 경기 결과와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관건
–프로팀 상대 직관 경기 확대…배구 예능이 스포츠 다큐와 리얼리티 사이에서 시험받는다

MBC ‘신인감독 김연경2’가 오는 10월 첫 방송을 앞두고 1차 포스터를 공개하면서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9월 7일 공개된 포스터에는 경기 한가운데에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김연경의 모습이 담겼다. 시즌1에서 처음 감독 역할을 맡았던 김연경을 이번에는 ‘신인감독’이 아닌 ‘경력감독’으로 내세운 것도 달라진 지점이다.

시즌2의 변화는 단순히 김연경의 감독 경험이 한 시즌 늘었다는 데 있지 않다. 프로그램이 제시한 최종목표부터 달라졌다. MBC는 시즌2에서 ‘필승 원더독스’가 8번째 프로배구단 창단 가능성을 증명하고 실제 구단주를 찾는 과정에 도전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구단주를 찾지 못하면 다음 단계가 없다는 조건까지 내걸었다.

시즌1이 기회를 잃거나 충분히 인정받지 못했던 선수들이 다시 코트에 서는 과정을 중심으로 한 성장 서사였다면, 시즌2는 성장한 선수들이 실제 프로배구 생태계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구조에 가까워진 셈이다. 배구 예능이 한 시즌의 감동을 반복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스포츠 다큐멘터리와 실제 선수 육성 프로젝트 사이에서 새로운 역할을 시험하게 됐다.


시즌1의 힘은 김연경보다 ‘언더독 선수들’에 있었다


‘신인감독 김연경’ 시즌1은 2025년 9월 28일부터 11월 23일까지 방송됐다. 은퇴 이후 김연경이 감독으로 변신한다는 설정이 프로그램의 첫 관심을 만들었지만, 시즌이 진행될수록 중심은 김연경 개인에서 ‘필승 원더독스’ 선수들에게 이동했다.

이 프로그램이 기존 스포츠 예능과 달랐던 지점도 여기에 있었다. 유명 선수들이 예능을 위해 경기를 펼치는 구조보다 다시 한번 기회를 얻고 싶은 선수들을 실제 하나의 팀으로 묶고, 훈련과 경기 결과를 통해 성장과 탈락을 함께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다.

시즌1에서 중요한 것은 승패 자체만이 아니었다. 감독 경험이 없었던 김연경이 선수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팀을 구성하는지, 선수들이 자신의 약점을 어떻게 보완하는지, 경기 과정에서 누가 실제 경쟁력을 보여주는지가 프로그램의 서사가 됐다.

그 결과 시즌1이 끝난 뒤 일부 선수들은 실제 프로무대로 이어지는 성과를 냈다. MBC에 따르면 이나연과 표승주는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구솔은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에 합류했다. 예능에서 만들어진 선수 성장 서사가 프로그램 밖의 실제 선수 경력으로 연결됐다는 점에서 시즌2가 출발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시즌2의 질문은 ‘성장할 수 있는가’에서 ‘프로팀이 될 수 있는가’로 바뀐다


시즌2에서 가장 큰 변화는 목표의 수준이다.

MBC는 공식 프로그램 소개에서 원더독스의 최종목표를 ‘8번째 프로배구단 창단’으로 제시하고 있다. 가능성을 가진 선수들을 발굴해 성장시키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 선수들이 실제 프로팀으로 존속할 수 있을 정도의 경쟁력과 상품성을 갖췄는지를 보여주겠다는 구조다.

이 목표가 프로그램의 긴장감을 크게 바꾼다.

시즌1에서는 개별 선수가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한 서사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경기에서 패하더라도 훈련 과정과 개인의 변화가 확인된다면 프로그램의 목적과 충돌하지 않았다.

그러나 프로구단 창단을 목표로 한다면 기준은 더 엄격해진다. 실제 프로팀과 경쟁할 수 있는 경기력뿐 아니라 선수 구성의 안정성, 팀 운영 가능성, 팬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까지 동시에 보여줘야 한다.

‘성장 중인 팀’이라는 설명만으로 부족해지는 것이다.


김연경의 역할도 ‘주인공’에서 ‘판단하는 사람’으로 옮겨갈 수 있다


이번 시즌에서 김연경의 가장 흥미로운 변화는 감독 경력보다 프로그램 안에서의 역할 변화다.

시즌1은 김연경이 처음 감독이 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였다. 세계 정상급 선수로 오랫동안 뛰었던 인물이 코트 밖에서 선수들에게 지시하고 훈련을 설계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새로운 볼거리였다.

하지만 같은 방식은 시즌2에서 반복하기 어렵다.

감독이라는 역할이 더 이상 새롭지 않기 때문이다. 시즌2에서는 김연경이 무엇을 말하는가보다 어떤 선수를 선택하고, 왜 특정 전략을 사용하며, 경기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1차 포스터도 이런 변화를 드러낸다. 김연경은 선수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는 인물이 아니라 경기 도중 지시를 내리는 감독으로 표현됐다. MBC 역시 시즌2의 김연경을 ‘신인감독을 넘어 경력감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김연경 개인의 스타성을 앞세우는 것보다 감독의 선택이 선수들의 결과를 어떻게 바꾸는지를 보여주는 쪽으로 프로그램이 이동해야 시즌1과의 차별성이 생긴다.


예능이 실제 선수 경력에 영향을 주기 시작하면 책임도 커진다


시즌1에서 원더독스 출신 선수들이 실제 프로팀으로 이동했다는 사실은 프로그램에는 분명한 성과다. 그러나 동시에 시즌2가 갖는 책임도 커진다.

프로그램에서 어떤 선수를 많이 보여주고 어떤 선수를 주요 서사의 중심에 놓느냐가 실제 선수의 인지도와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 다큐멘터리와 예능은 편집을 통해 이야기를 만든다. 경기 전체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장면을 선택하고 인터뷰를 배치하면서 시청자가 특정 선수의 성격과 경기력을 이해하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방송 서사와 실제 경기력이 지나치게 분리되면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도는 낮아질 수 있다.

특히 시즌2가 프로구단 창단 가능성까지 내세운다면 선수 평가 역시 예능적 캐릭터보다 실제 경기와 훈련 자료를 중심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프로팀과의 직관 경기는 ‘예능 경기’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장치다


시즌2는 방송 시작 전부터 실제 프로팀과의 직관 경기를 진행하고 있다.

원더독스는 지난 7월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8월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 경기를 치렀고, 8월 27일에는 새로 출범한 여자 프로배구팀 SOOP 수퍼스와 세 번째 직관 경기를 진행했다.

이런 경기 구성은 프로그램의 성격을 크게 바꾼다.

일반적인 스포츠 예능에서는 프로그램을 위해 만들어진 팀끼리 경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 프로팀을 상대하면 경기 결과를 프로그램 내부의 이야기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프로팀 선수들은 방송을 위해 경기하는 존재가 아니라 실제 시즌을 준비하고 경쟁하는 선수들이다. 원더독스가 이들과 어느 정도 경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팀의 현재 수준을 보여주는 객관적인 시험대가 된다.

이런 방식은 방송의 긴장감을 높일 수 있지만 반대로 예능적 연출이 개입할 수 있는 범위는 줄어든다.


새 프로팀 SOOP 수퍼스와 맞붙은 장면도 의미가 다르다


세 번째 직관 상대였던 SOOP 수퍼스는 페퍼저축은행 배구단을 SOOP이 인수하면서 새롭게 출범한 V리그 여자부 구단이다.

원더독스가 ‘8번째 프로배구단 창단’을 목표로 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새롭게 출범한 프로팀과의 경기는 상징성이 크다.

한쪽은 실제 프로배구 구단으로 출발했고 다른 한쪽은 방송 프로젝트를 통해 프로구단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방송 프로그램 속 원더독스가 실제 V리그에 곧바로 참가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프로배구단 창단과 리그 참가에는 구단 운영주체와 재정, 선수계약, 연맹의 제도적 절차 등 방송 밖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따라서 프로그램에서 말하는 ‘8번째 프로구단 창단’은 실제 제도적 창단이 확정됐다는 표현이 아니라 그 가능성을 증명하고 운영주체를 찾는 도전으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MBC도 공식 소개에서 ‘구단주를 찾지 못하면 다음은 없다’는 조건을 명시하고 있다.


시즌2에서는 경기 결과의 비중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스포츠 예능은 경기 결과를 어디까지 중요하게 다룰 것인가라는 문제를 항상 안고 있다.

경기보다 출연자의 관계와 예능적 재미를 강조하면 대중적인 접근성은 높아지지만 스포츠 자체의 긴장감은 약해질 수 있다. 반대로 결과와 전술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일반 예능 시청자가 접근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시즌1에서는 두 요소의 균형을 선수 성장이라는 이야기로 연결할 수 있었다.

선수가 경기에서 실수하더라도 훈련을 통해 다음 경기에서 개선하면 하나의 완성된 서사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시즌2에서 프로구단 가능성을 판단하려면 실제 결과를 이전보다 더 무겁게 다룰 필요가 있다. 프로팀을 상대로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보이는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약점은 무엇인지, 감독이 그것을 어떻게 수정하는지가 시청자의 판단 근거가 될 수 있어야 한다.

경기 결과가 프로그램이 이미 정해놓은 감동적인 결론을 위한 재료처럼 소비된다면 시즌2의 목표 자체와 충돌할 수 있다.


‘감독 김연경’의 진짜 재미는 전술보다 선수 관리에 있을 수 있다


김연경은 선수 시절 강한 승부욕과 경기 이해도, 코트 안에서 동료를 이끄는 리더십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좋은 선수가 곧 좋은 감독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감독에게 필요한 능력은 자신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과 다르다.

선수마다 다른 장단점을 파악하고 훈련량을 조절해야 하며, 출전 기회를 배분하고 부진한 선수를 설득해야 한다. 경기 중에는 제한된 시간 안에 전술과 선수교체를 판단해야 한다.

특히 원더독스처럼 선수들의 경력과 현재 상태가 서로 다른 팀에서는 선수 관리의 난도가 높아질 수 있다.

시즌2에서 김연경의 감독 역할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려면 강한 카리스마나 직설적인 조언만 반복해서는 부족하다. 왜 특정 선수를 기용했는지, 어떤 문제를 발견했고 어떻게 수정했는지를 시청자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과정이 드러날수록 김연경은 출연자가 아니라 프로그램의 서사를 설계하는 감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시즌1 성공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이 가장 큰 위험일 수 있다


인기 예능의 두 번째 시즌은 첫 시즌의 성공 공식을 반복하려는 유혹을 받는다.

시즌1에서 주목받았던 선수 유형을 다시 찾고 비슷한 갈등과 성장 구조를 배치하면 일정한 재미를 확보하기 쉽다.

그러나 스포츠 프로그램에서는 결과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같은 감동을 의도적으로 재현하기 어렵다. 오히려 시즌1과 비슷한 인물과 편집방식을 반복하면 선수들의 실제 이야기가 기존 성공공식에 맞춰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시즌2가 새로운 선수들의 개별성을 충분히 보여주면서도 팀 전체가 프로구단이라는 목표를 향해 변화하는 과정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시즌1이 ‘기회를 잃었던 선수들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는 이야기’였다면 시즌2는 ‘그 기회가 실제 직업과 팀으로 지속될 수 있는가’를 묻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프로구단 창단은 경기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프로스포츠에서 새로운 팀을 만드는 데는 경기력 이상의 조건이 필요하다.

선수 연봉과 코칭스태프 비용, 체육관과 훈련시설, 원정비용, 운영인력 등 지속적인 재원이 필요하다. 기업이나 기관이 구단을 운영하려면 단순한 후원 이상의 장기적인 투자계획이 있어야 한다.

팬덤과 관중 동원력도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신인감독 김연경2’가 갖는 특징은 방송이 선수 경기력뿐 아니라 팀의 상업적 가능성까지 동시에 시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직관 경기가 빠르게 매진되고 프로그램이 높은 관심을 유지한다면 구단 운영을 검토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팬 기반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MBC에 따르면 지난 8월 진행된 시즌2 두 번째 직관 경기 티켓은 판매 시작 2분 만에 매진됐다. 프로그램의 대중적 관심이 실제 관람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시즌2의 ‘구단 창단’ 서사에서 중요한 배경이 될 수 있다.


다만 방송 인기와 프로구단 지속 가능성은 다른 문제다


직관 경기 매진과 프로그램 화제성이 새로운 프로배구단의 성공을 자동으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방송 시즌 동안 김연경과 프로그램에 집중된 관심이 시즌 종료 이후에도 특정 구단의 팬으로 남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프로스포츠 구단은 수년간 반복되는 정규시즌을 치러야 한다. 성적이 부진한 시기에도 팬과 후원기업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고, 방송이 없는 기간에도 관중과 관심을 만들어내야 한다.

따라서 시즌2가 구단 창단을 실제 목표로 삼는다면 방송 중 발생하는 화제성을 장기적인 팀 팬덤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도 함께 보여줄 필요가 있다.

프로구단의 가치는 한두 경기의 흥행보다 지속적인 운영 가능성에서 결정된다.


배구 예능이 실제 배구산업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신인감독 김연경2’가 흥미로운 이유는 예능 프로그램이 방송 안에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시즌1에서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선수 일부가 프로팀에 합류했다. 시즌2는 한 단계 더 나아가 팀 자체의 프로구단 가능성을 내세웠다.

만약 방송을 통해 발견된 선수가 실제 선수 경력을 이어가고, 프로그램에서 형성된 팬이 여자배구 관중으로 이동하며, 새로운 구단이나 후원기업까지 등장한다면 스포츠 예능이 실제 산업 생태계에 영향을 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

반대로 방송기간에만 관심이 집중되고 시즌이 끝난 뒤 선수와 팀이 다시 사라진다면 시즌2의 ‘프로구단 창단’은 강한 예능적 설정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이번 시즌을 평가할 기준은 김연경이 얼마나 재미있는 감독 캐릭터를 보여주는지에만 있지 않다.


김연경 개인의 인기보다 ‘원더독스의 다음’을 만들어야 한다


김연경은 이미 프로그램의 가장 강력한 흥행요소다. 선수 시절의 경력과 높은 대중적 인지도만으로도 프로그램에 관심을 끌 수 있다.

그러나 시즌2가 성공하려면 김연경에 집중된 관심을 원더독스 선수와 배구 자체로 이동시켜야 한다.

시청자가 방송이 끝난 뒤에도 특정 선수를 기억하고 그의 다음 팀과 경기를 찾아본다면 프로그램은 선수에게 새로운 경로를 만들어준 셈이다. 원더독스라는 팀 자체를 응원하게 된다면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시즌1의 결과가 이미 일부 선수의 프로팀 진출로 나타났기 때문에 시즌2는 더 높은 기준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10월 시작하는 ‘신인감독 김연경2’의 관전 포인트는 김연경의 두 번째 감독 도전 자체가 아니다. ‘언더독의 성장’이라는 시즌1의 성공공식을 넘어, 방송이 만들어낸 한 팀이 실제 프로배구 생태계에서 지속될 가능성까지 보여줄 수 있느냐에 있다.

김연경이 시즌2에서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도 자신의 스타성을 다시 증명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선수에게 서사를 부여하고, 그 서사가 실제 경기력과 선수 경력으로 이어지도록 팀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시즌2의 김연경은 선수도, 처음 감독에 도전하는 예능 출연자도 아닌 ‘팀과 선수의 다음 이야기를 설계하는 사람’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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