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

JTBC는 왜 이번 동계올림픽을 단독 중계하게 됐나

[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 사진=중앙그룹 제공]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이 예년보다 대중적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그 배경 중 하나로 JTBC의 단독 중계 체제가 거론되고 있다. 지상파 3사가 빠진 이번 대회는 시청 접근성이 예전보다 낮아졌고, 그 여파가 시청률과 보도량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가장 큰 변화는 KBS·MBC·SBS가 올림픽 중계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상파 채널을 통해 손쉽게 경기를 접하던 기존 시청 환경과 달리, 이번에는 JTBC 중심으로 중계가 이뤄지면서 시청자 접점이 줄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이탈리아와의 시차로 주요 경기가 새벽 시간대에 편성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실제 대회 초반 시청률은 낮은 수준에서 출발했다. 일부 경기에서는 시간이 지나며 수치가 오르기도 했지만, 과거 지상파 3사가 동시에 중계했을 때의 총합과 비교하면 전반적인 관심도는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반면 지상파 방송사들의 정규 프로그램은 올림픽 기간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계올림픽이 더 이상 방송 편성을 흔들 만큼 강력한 흡인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방송 뉴스에서의 존재감도 눈에 띄게 줄었다. 과거 동계올림픽 때는 개막 직후 지상파 메인뉴스가 연일 관련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지만, 이번에는 보도 건수 자체가 크게 감소했다. 단순히 중계 여부만이 아니라, 방송사 편성 전략과 뉴스 우선순위에도 변화가 생긴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은 결국 중계권 구조와 맞닿아 있다. JTBC는 올림픽뿐 아니라 월드컵 등 굵직한 국제 스포츠 이벤트의 중계권을 공격적으로 확보해왔다. 기존에는 지상파 3사가 ‘코리아풀’ 체제로 공동 구매해 비용을 나눠 부담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JTBC가 이 구도를 흔들며 단독 확보에 성공했다. 이후 지상파에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려 했지만, 가격과 조건을 둘러싼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협상은 결렬됐다.

협상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JTBC 측 계열사는 공개입찰과 비공개입찰을 거치며 지상파와 접촉했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비밀유지확약서, 패키지 판매 방식, 방송사 간 정보 공유 문제 등을 둘러싸고 서로 비판이 오갔다. 결국 갈등은 법적 대응으로까지 번졌다. 지상파 3사는 입찰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며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반대로 중앙그룹 측은 지상파의 기존 공동 대응 구조를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는 담합으로 보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하지만 이번 동계올림픽 단독 중계가 곧바로 향후 모든 국제 스포츠 이벤트의 독점 체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월드컵이나 하계올림픽은 여전히 국민적 관심이 높은 대형 이벤트인 만큼, 지상파 방송사들도 끝까지 손을 놓기는 쉽지 않다. 향후 중계권 협상에서는 정부나 관련 기구의 중재 여부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사실 방송사 간 스포츠 중계권 갈등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과거에는 지상파 3사와 외부 스포츠 전문 채널이 맞붙기도 했고, 한때는 SBS가 올림픽이나 월드컵 중계권을 단독 확보해 KBS·MBC와 정면 충돌한 적도 있다. 흥미로운 점은 당시 비판 논리로 등장했던 ‘국부 유출’이나 ‘보편적 시청권’ 같은 표현이, 이후 입장이 바뀔 때마다 서로 다른 주체에 의해 반복 사용됐다는 점이다.

결국 이번 사안은 단순한 한 차례의 중계권 분쟁을 넘어, 국내 스포츠 중계 시장의 구조 변화와 방송사 이해관계가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시청자 입장에서는 중요한 국제 스포츠 이벤트를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쉽게 접할 수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도 다시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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