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원작 웹툰이 드라마가 될 때, 2차적저작물 권리는 누구에게 있나

원작 웹툰이 드라마로 제작될 때 2차적저작물 권리가 처음부터 제작사에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 저작권법의 기본값은 반대에 가깝다. 웹툰을 원저작물로 한 드라마 제작은 법적으로 ‘2차적저작물 작성’에 해당하고, 이 권리는 우선 원저작자인 웹툰 작가에게 있다. 저작재산권 전부를 넘기는 계약을 했더라도 특약이 없으면 2차적저작물작성권까지 함께 넘어간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도 현행 제도의 출발점이다.

따라서 실제 현장에서는 “누가 권리를 갖느냐”보다 “어떤 계약을 맺었느냐”가 더 중요하다. 웹툰 연재 계약만 체결한 플랫폼이나 유통사는 드라마화 권리를 자동으로 취득하지 않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몇 년간 웹툰 분야 표준계약서와 불공정약관을 잇달아 손본 것도 이 지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였다.


권리는 한 덩어리가 아니라 세 층으로 나뉜다


웹툰의 드라마화에서 흔히 섞여 쓰이는 권리는 적어도 세 층으로 나눠 봐야 한다. 첫째는 원작 웹툰 자체의 저작권이다. 둘째는 그 웹툰을 바탕으로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 2차적저작물작성권, 다시 말해 영상화 권리다. 셋째는 그렇게 만들어진 드라마 대본·연출·영상에 새로 생기는 드라마 저작물의 권리다.

이 구조 때문에 계약도 보통 두 갈래로 나뉜다. 원작자가 영상화 권리를 그대로 보유한 채 제작사에 일정 기간 이용허락만 줄 수도 있고, 반대로 특정 범위의 2차적저작물작성권을 양도할 수도 있다. 다만 드라마가 완성되면 그 드라마 안의 새로운 창작적 표현은 다시 별도의 저작물로 보호된다. 원작 웹툰의 권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원작 권리와 드라마 권리가 겹쳐 존재하는 구조다.

여기에 한 가지가 더 붙는다. 성명표시권과 동일성유지권 같은 저작인격권은 저작자에게 남는다. 경제적 권리를 폭넓게 넘겼더라도 원작자 표시 문제나 원작 훼손 문제까지 자동으로 정리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연재 계약만으로는 드라마화 권리가 생기지 않는다는 점


이 원칙은 제도 정비 과정에서 더 선명해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8년 웹툰 서비스 사업자들의 연재계약서를 심사하면서, 연재 권한과 별도로 2차적저작물 작성·사용권을 자동으로 가져가려는 조항을 문제 삼았다. 2024년 재점검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불공정 조항이 다시 시정됐다. 연재를 맡겼다고 해서 플랫폼이 영화·드라마 사업까지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24년에 확정 고시한 만화·웹툰 분야 표준계약서도 같은 방향으로 설계됐다. 기존 본계약 속에 뭉뚱그려 넣던 2차적저작물 관련 조항을 떼어내 별도의 이용허락 계약서와 양도계약서로 마련했다. 드라마화 여부, 대상 매체, 계약 기간, 대가, 제3자와의 계약 고지 문제를 따로 적으라는 것이다. 결국 권리의 귀속은 법이 일괄적으로 정해 주기보다 계약이 어느 범위까지 권리를 이전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사례 1: 네이버웹툰과 스튜디오N, 플랫폼이 권리를 사업화하는 방식


네이버웹툰은 2018년 영상 자회사 스튜디오N을 세우며 웹툰과 영화·드라마를 잇는 ‘IP 브릿지 컴퍼니’ 모델을 공식화했다. 이후 스튜디오N은 ‘스위트홈’, ‘알고있지만’, ‘여신강림’ 같은 웹툰 원작 드라마 제작에 참여했다. 이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웹툰 원작 드라마가 만들어질 때 권리가 곧바로 방송사로 직행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 또는 계열 제작사가 원작 IP 사업화를 중간에서 조직하는 구조가 널리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다만 이 구조가 곧 플랫폼의 자동 권리 보유를 뜻하지는 않는다. 스튜디오N 모델은 어디까지나 네이버웹툰이 작가와의 계약을 통해 영상화 권리를 확보했거나, 확보한 범위 안에서 제작을 연결하는 방식에 가깝다. 다시 말해 사례의 핵심은 ‘플랫폼이 원래 주인’이 아니라 ‘계약을 통해 확보한 권리를 어떻게 제작 체계로 옮기느냐’에 있다.


사례 2: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원작 IP와 제작 라인을 한 회사 안에서 묶는 방식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계열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된다. 카카오는 2015년 다음웹툰 컴퍼니 출범 당시 윤태호 작가의 ‘미생’ 등을 포함해 자사 웹툰이 드라마·영화·캐릭터 상품 등 280건 이상 2차 저작물로 개발됐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사내맞선’은 카카오엔터가 기획하고 자회사 크로스픽쳐스가 제작을 맡았고, ‘남남’은 카카오엔터 산하 바람픽쳐스가 공동제작에 참여했다.

이 경우에도 법률상 답은 같다. 카카오 계열이 원작 플랫폼과 제작사를 함께 보유하고 있어도, 드라마화 권리는 계약으로 확보한 범위 안에서만 행사된다. 플랫폼·매니지먼트·제작이 한 기업군 안에 묶이면 사업 속도는 빨라질 수 있지만, 원작자의 2차적저작물작성권이 연재 계약만으로 포괄 이전되는 것은 아니라는 원칙까지 바뀌지는 않는다.


실무에서 더 복잡해지는 지점들


현장에서는 세부 쟁점이 더 많다. 웹툰이 글 작가와 그림 작가의 공동저작물이라면 2차적저작물작성권 행사에 공동저작자 전원의 합의가 필요할 수 있다. 웹툰이 다시 소설이나 다른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2차적저작물이라면, 드라마 제작 전 웹툰 권리뿐 아니라 그 상위 원작의 권리 정리까지 확인해야 한다.

수익 배분도 별도 문제다. 누가 법적으로 권리를 갖는지와, 그 권리를 누구에게 얼마에 허락했는지는 다르다. 표준계약서가 이용허락형과 양도형을 나눠 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용허락이면 원작자가 권리를 보유한 채 특정 조건 아래 사업자에게 쓸 권한만 주는 것이고, 양도라면 계약 범위 안에서 사업자가 보다 강한 처분권을 갖게 된다.

정리하면, 원작 웹툰이 드라마로 제작될 때 2차적저작물 권리는 법률상 기본적으로 원작자에게서 출발한다. 그러나 실제 사업에서는 그 권리가 계약에 따라 플랫폼, 에이전시, 제작사, 계열 스튜디오로 이전되거나 허락될 수 있다. 그리고 드라마가 완성되면 그 영상물 자체에는 다시 별도의 저작권이 생긴다. 결국 독자가 기억해야 할 문장은 하나다. 웹툰 원작 드라마의 권리는 ‘누구 것이냐’보다 ‘원작, 영상화, 완성된 드라마의 권리가 각각 어떻게 계약됐느냐’로 따져야 한다.

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저작권법; 한국저작권위원회, 저작권기초지식·저작권 표준계약서 안내; 문화체육관광부, 만화·웹툰 분야 표준계약서 및 2024년 표준계약서 제·개정 관련 보도자료; 공정거래위원회·정책브리핑, 웹툰 플랫폼·웹툰 연재계약서 불공정약관 시정 자료; NAVER Corp., 스튜디오N 설립 및 웹툰 원작 드라마 제작 관련 보도자료(2018, 2023, 2024, 2026); 카카오, 다음웹툰 컴퍼니 출범 및 웹툰 원작 드라마·영화 제작 관련 보도자료(2015, 2017, 202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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