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정책공연 전시

청년문화패스 19~34세로 확대 추진…체육도 지원한다

정부가 청년문화예술패스 지원 대상을 현재 19∼20세에서 19∼34세로 넓히고 체육 분야까지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공연과 전시 관람을 돕는 데서 출발한 사업이 청년 세대의 문화·여가 활동 전반을 지원하는 제도로 바뀌는 것이다.

정부가 마련한 2027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청년문화예술패스 대상자는 현재 28만명에서 919만명으로 늘어난다. 지원금은 수도권 청년에게 연간 10만원, 비수도권 청년에게 연간 15만원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관련 예산도 2026년 361억원에서 2027년 7925억원으로 약 22배 증가한다. 다만 이번 계획은 정부 예산안에 담긴 내용으로 국회 심의 과정에서 사업 규모와 세부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


스무 살에 한 번 받던 지원금, 34세까지 매년 지급


현재 청년문화예술패스는 19∼20세 청년이 공연과 전시 등 문화예술을 경험하도록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사회에 진입하는 시기에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 장기적으로 문화 소비층을 넓히겠다는 취지로 운영되고 있다.

2027년도 정부안이 확정되면 제도의 성격은 크게 달라진다. 특정 연령에 한 차례 제공되는 문화예술 입문 지원에서 벗어나 19세부터 34세까지 매년 이용할 수 있는 청년 문화복지 제도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지원 대상이 919만명까지 늘어나는 만큼 사실상 청년 세대 전체를 포괄하는 사업에 가까워진다. 소득과 취업 여부 등을 따지지 않고 연령을 기준으로 지원한다는 점에서 선별복지보다 보편적인 문화향유 지원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대상이 넓어지는 대신 1인당 지원액은 수도권 10만원, 비수도권 15만원으로 차등화된다. 지역에 따라 문화시설과 공연장의 접근성, 이동 비용, 문화행사 개최 횟수가 크게 다른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공연·전시·영화·도서에 체육 분야까지 포함


이번 확대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체육 분야가 이용 범위에 들어간다는 점이다. 청년문화예술패스가 예술작품 관람을 지원하는 제도에서 문화와 체육을 함께 다루는 생활복지 정책으로 이동하는 신호다.

청년에게 운동과 스포츠는 단순한 여가를 넘어 건강관리와 사회적 관계 형성의 수단이 되고 있다. 문화향유를 공연장이나 전시장 방문에 한정하지 않고 일상에서 자신이 선택하는 활동에 참여할 권리로 넓게 해석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체육 지원의 구체적인 범위는 아직 공개된 자료만으로 확정하기 어렵다. 프로스포츠 관람권만 포함할지, 생활체육 강좌와 체육시설 이용료까지 허용할지는 향후 사업 지침을 통해 정해져야 한다.

지원 대상이 되는 종목과 시설, 결제 방식, 이용 제한 기준도 제도 시행 전에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 범위가 불분명하면 이용자의 혼란이 커지고 특정 업종이나 대형 사업자에게 지원금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문화복지의 기준, 예술 관람에서 생활 참여로


문화복지는 그동안 경제적 사정 때문에 공연이나 전시를 보기 어려운 계층의 관람 기회를 보장하는 정책으로 인식돼 왔다. 청년문화예술패스도 문화예술시장의 잠재 관객을 발굴하고 청년의 첫 관람 경험을 돕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19∼34세로 대상이 확대되고 체육까지 포함되면 정책의 중심은 ‘처음 접하는 예술’에서 ‘계속 참여하는 문화생활’로 옮겨간다. 대학생뿐 아니라 취업준비생, 직장인, 프리랜서와 자영업자 등 생활 조건이 다른 청년들이 지원 대상에 들어온다.

이는 문화적 삶을 개인의 소비 능력에만 맡기지 않겠다는 의미를 갖는다. 주거비와 교통비, 교육비 부담으로 여가 지출을 먼저 줄이는 청년에게 일정한 문화활동 비용을 보장하겠다는 접근이다.

반면 문화와 체육을 하나의 지원 체계로 묶으면서 문화예술 지원의 목적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용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것과 문화예술 생태계를 육성하는 것은 서로 연관돼 있지만 반드시 같은 결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예산 확대가 지역 문화격차 해소로 이어지려면


비수도권 지원액을 수도권보다 5만원 높게 책정한 것은 지역 간 문화향유 격차를 줄이기 위한 장치다. 그러나 지원금 차등만으로 지역 청년의 문화 접근성이 곧바로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관람할 공연과 전시가 부족하거나 가까운 곳에 체육시설이 없다면 사용할 수 있는 지원금이 많아도 선택지는 제한된다. 대도시 공연을 보기 위해 교통비와 숙박비를 부담해야 하는 지역 청년에게 관람권 지원만 제공하는 방식도 한계가 있다.

지역 격차를 줄이려면 이용자에게 지원금을 지급하는 수요 정책과 함께 지역 공연장, 독립서점, 생활문화센터, 체육시설의 프로그램을 늘리는 공급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 지역 예술단체의 순회공연을 확대하고 청년이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발굴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정부는 2027년도 예산안에서 국립예술단체 등의 지역 순회공연을 782회에서 931회로 늘리는 방안을 함께 제시했다. 청년문화패스가 지역 문화 공급 확대와 연결돼야 비수도권 추가 지원의 효과도 높아질 수 있다.


인기 공연과 프로스포츠 쏠림 막을 장치 필요


이용 범위가 넓어질수록 청년의 선택권은 커지지만 지원금이 일부 인기 분야로 몰릴 가능성도 높아진다. 유명 공연과 대형 전시, 프로스포츠처럼 접근하기 쉽고 홍보가 활발한 분야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문화패스가 단순한 할인 수단에 머물면 이미 문화활동을 자주 하는 이용자의 비용을 대신 내주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평소 문화예술이나 체육활동에 참여하지 못했던 청년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정책 목적이 흐려질 수 있다는 의미다.

독립예술과 지역축제, 소규모 공연장 등 다양한 분야가 참여할 수 있도록 가맹 기준과 정산 절차도 세심하게 설계해야 한다. 영세한 문화예술단체가 복잡한 행정 절차 때문에 사업 참여를 포기한다면 지원금이 대형 플랫폼과 시설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예술과 체육 사이의 사용 비율을 강제로 정하는 방식은 이용자의 선택을 제한할 수 있다. 대신 분야별 사용 현황을 공개하고 특정 영역으로 과도하게 집중될 경우 추천 프로그램과 지역 연계사업을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발급 인원보다 실제 이용 경험을 살펴야


사업 성과를 평가할 때는 패스 발급 인원이나 전체 결제액만 집계해서는 부족하다. 지원금을 실제로 사용한 비율과 처음 문화행사에 참여한 청년의 수, 지역별·장르별 이용 격차를 함께 살펴야 한다.

지원이 끝난 뒤에도 이용자가 자비로 공연을 관람하거나 체육활동을 이어가는지도 중요한 지표다. 일회성 소비 지원을 넘어 지속적인 문화생활을 만드는 것이 사업 확대의 궁극적인 목적이기 때문이다.

소규모 공연장과 지역 예술단체의 매출이 얼마나 늘었는지, 비수도권 청년의 이용률이 개선됐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체육 분야가 추가된 뒤 예술 분야 이용이 급격히 줄어드는지 역시 정책 효과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사용하지 않은 지원금의 규모와 이유도 분석해야 한다. 이용 가능한 시설이 부족해서인지, 사용 절차가 복잡해서인지, 원하는 활동이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서인지에 따라 보완책이 달라진다.


청년의 선택권과 문화생태계 지원 함께 고려해야


청년문화패스 확대는 청년이 경제적 여건과 관계없이 문화와 체육활동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국가가 일정한 비용을 보장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지원 대상을 15개 연령으로 넓히고 매년 지급하는 방안은 기존 사업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변화다.

그만큼 정책의 목표를 분명히 정해야 한다. 청년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우선인지, 문화예술 관객을 늘리는 것이 목적인지, 지역 문화격차 해소에 집중할 것인지에 따라 사업 설계와 성과평가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문화와 체육을 함께 지원하는 제도가 성공하려면 이용자의 자유로운 선택을 보장하면서도 취약한 문화예술 생태계와 지역 기반 시설이 소외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예산을 크게 늘리는 것만큼 지원금이 어디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일도 중요하다.

정부안이 국회 심의를 거쳐 확정되면 대상 활동과 신청 절차, 사용처, 지원금 지급 시기 등이 구체적으로 정해질 전망이다. 청년문화패스가 단순한 연간 할인권을 넘어 청년의 일상적인 문화 참여를 뒷받침하는 제도로 자리 잡을지는 세부 설계와 지역 현장의 실행력에 달려 있다.

자료: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청년정책, 문화체육관광부 청년문화예술패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